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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소녀감각

소녀감각 - A멜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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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감각
작가 : 森乃ケイ 
번역: 비크비크 :)

A멜로

3




토오루가 노래 부르고 있다.

그날 히로토는 딱히 할 일 없이 거실에서 잡지를 바라봤다.

히로토가 이렇게 집에서 빈둥빈둥하며 지내는 것은 딱히 새로운 일이 아니라 오히려
 
일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사운드 팀의 대표라 하더라도, 운영은 대부분 직원만 관리하고 곡을 만들지 않게 되자
 
할 일이 거의 없었다.

일단 대학에 입학해 있지만 팀을 법인화하고 부터는 휴학하고 있다.

노랫 소리 쪽으로 눈을 돌리면, 베란다에서 빨래를 너는 토오루의 모습이 보인다.

( 늘 노래하고 있구나 )

『 하늘의 노래 』를.

토오루의 움직임에 맞춰 앞치마의 매듭이 흔들린다.

역광이 토오루의 윤곽을 비추고 치마는 그 빛을 흩어지듯 날아올랐다.

조용하고 아름답다.

어느덧 히로토는 토오루의 모습을 살펴보고 있었다.

( ─ ─ ─ ─ 어라? )

정신을 차려 보면 세계의 소리가 사라졌다.



토오루의 목소리도.

대신 세계 자체가 소리이다.

공기는 패드가 되고 공간을 채우고, 퍼커션이 벽시계의 바늘을 진행했다.

토오루의 움직임에 맞추어 플루트가 흔들리고

오르간이 토오루의 윤곽을 이루고 어쿠스틱 기타는 그것을 흩뿌리듯 날아올랐다.

( 이것은…… )

히로토는 이것을 알고 있었다.

공감각 시나스타지아.

어느 특정 자극에 대해 다른 감각을 발생시키는 지각 현상.

예를 들면 시각에서 얻은 자극에 소리를 느끼면서 감각을 『 소리 』라고 한다.

히로토의 경우 오감의 모든 소리가 보인다는,

엉터리 같은 "소각(音覚)"을 가진 대 공감각자 시나스티토 였다.

과거 이 세상이야 말로 히로토가 사는 곳이었다.

DAW를 통해 이 세계를 형상화하면 음악 등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이제 두번 다시 언급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던 소리란 공리에서 구축된 세계.

( 이것은……! )

전신에 환희가 차오른다.

눈꼬리에서 소리가 넘쳐흐르게 되는 것을 필사적으로 버텼다.

세계에서 오직 한가지, 소리의 형태를 취하지 않은 것이 있었다.

( 토오루 )

계속 히로토를 외면하고 있다.

만약 그녀가 돌아보면 그녀 역시 소리로 환원하는 것일까.

그것은 어떤 소리일까? 알고 싶다, 두려움도 있었다.

히로토는 한번 그것을 잃었기 때문에.

"좋아 끝났다!"

세계에 색이 되돌아왔다.

"아……"

정신이 들면 빈 빨래 바구니를 안고 있는 토오루가 눈앞에 서 있었다.

"왜 그러세요? 히로토 씨"

"아, 아니…………아무것도 아니야. 수고했어"

"에?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시면, 점심 준비 할테니깐요"

그렇게 말하며 피식 미소 웃는다.

토오루는 반짝 의문의 빛을 띠었지만,

그 이상 히로토의 모습을 의아해 하는 일은 없었다.

"오늘은 아르바이트 없구나"

원래대로라면 벌써 출근하고 있을 시간이다.

"네. 주 4일이니까요"

"그럼 나갈까?"

"네?"

"아니, 모처럼 휴일이니까, 나도 마침 한가하고"

라고 할까, 히로토의 경우 시간밖에 없다.

"아 그래도 갑자기 말해도……"

"가고 싶은 곳 없어?"

그러다 토오루는 잠시 골똘히 생각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윽고 마음이 정해졌는지, 고개 들며 이렇게 말했다.

"………… 있습니다. 가고 싶은 곳"

"어딘데?"

"─ ─ 집에 돌아가고 싶습니다"








집에 가고 싶다. 최근, 계속 생각했던 일이었다.

다만 아무래도 결단이 내려지지 않아 망설이고 있던 것이다.

히로토의 권유는 좋은 기회였다.

몇개 가져가고 싶은 일용품도 있었지만, 그러나 토오루에게

가장 큰 목적은 『 하늘의 노래 』의 mp3였다.

히로토 만난 이후로 토오루는 자주 이 곡을 부르게 됐다.

그리고 부를 때마다 생각하는 것이다.

다시 한번 듣고 싶다고.

전에 토오루는, 히로토에 『 하늘의 노래 』의 mp3를 갖고 있지 않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히로토는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과거에 하드 디스크를 충돌시켜 버린 것이다.

그 때 당시의 모든 자료는 사라져 버렸다고 한다.

그것을 듣고, 토오루는 점점 『 하늘의 노래 』를 향한 마음이 차오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평일 낮.

아버지는 당연히 회사에서 어머니도 파트에 나가 집에는 안계신다.

이 시간이면 집에 돌아가도 괜찮을 거다.

─ ─ 라는 것이었는데.

"뭐…… 뭐야"

현관 앞에 어머니가 서 있었다.

몸을 숨길 틈도 없이 눈이 마주쳤다.
 
눈치채고 말았다.

"당신…… 저번에"

토오루는 이미 이 신체로 그녀를 만난적이 있다.

바로 남. 자. 인. 토. 오. 루. 가. 행. 방. 불. 명. 이. 된. 날. 에.

"당신, 토오루의 친구죠? 그날 집을 찾아온것도. 저기 우리 아이, 소식 모르니?

벌써 2주일이나 돌아오지 않아. 휴대폰도 집에 둔 채로..."

그녀를 보면 여자인 토오루는 수상한 존재다.

자신의 아들이 오지않는 날에 갑자기 찾아와 말도 하지 않고 뛰어간 소녀.

의심하지 말라는 것이 무리한 말이다.

"아, 저……"

매달리다시피 다가서는 어머니에게, 토오루는 마음이 흐트러졌다.

"죄송합니다, 저희는 토오루 군의 친구로... 우리도 걱정하고 있어요. 계속 연락도 못하고"

엉겁결에 히로토가 거들었다.

"아……그래. 미안해요. 이성을 잃어 버려서"

"아니…… 마음은, 이해합니다. 가족 분이라면 혹시 뭔가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찾아왔는데,

그 모습이라면 무리 같군요……. 우리도 만약 뭔가 알게 되면 알려드리러 올께요.…… 힘내 주세요. 그럼"

그렇게 말하고 히로토는 서 있는 토오루의 손을 잡자마자 떠났다.









"─ ─ 괜찮아?"

집에서 제법 떨어지자 히로토는 겨우 토오루에게 말을 걸었다.

이쪽은 이쪽대로 아까부터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다.

히로토의 말에 작게 수긍을 한다.

입을 열지는 못 했다.

그것을 하면, 말보다 먼저 오열이 샐 것 같아.

아마 그녀는 계속 저렇게 토오루의 귀가를 기다리고 있었을까.

파트도 쉬고.

상당히 여위어 있었다.

자신이 원인인데 지금 토오루는 엄마를 안심시켜 줄 방법이 없다.

주먹을 쥐었다.

입술을 깨물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어, 결국 토오루는 울었다.

목소리만은 간신히 억누르고.

히로토가 토오루의 어깨를 살짝 끌어안았다.

지금 사람의 온기에 닿아 버리면, 눈물이 멈추지 않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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