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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끝의세계에서

끝의 세계에서 - 아이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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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의 세계에서
작가 : yuki
번역 : 비크비크 :)

 

 

 


아이답게

 

그런데 마법의 해독을 대부분 끝내고 좋아서 싱글벙글하고 있으면

 

또 하나 다른 문제가 생겨 버렸다.

 

이것만은 미안하다고 사과 할 수 밖에 없다.

 

너무 재미있는 주문이라는 "암호" 를 붙잡고 기쁨을 만끽하고 부터 3년.

 

6세 어린이에게는 지나치게 긴 시간을 연구를 하며 보낸 탓에 부모님 꼐서

 

심하게 걱정했던 것이다.

 

이 정도 나이의 아이는 낡고 퀘퀘한 난해한 책을 바라보기 보다

 

동네 아이와 진흙 투성이가 되어 노는 것이 보통일 것이다.

 

실제로 3세까지는 가끔 밖에 나가거나 사용인이나 부모님에게 많은 질문 공세를 폈쳤던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서재에 부지런히 가더니 어른도 읽기 어려운 마법서를 읽기 시작했다고 하면

 

걱정되어도 이상하지 않다.

 

게다가 오산이 하나 있는데, 부모님은 내가 마법서를 읽을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무리도 아니다.

 

마법서는 작은 아이가 졸라서 읽는 듯한 그림책과는 달리 대학의 연구 보고서 같은 것이다.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이상하다.

 

즉 곁에서 보면 나는 하루 종일 서재에 틀어박혀서 못 읽는 책을 바라보고 있는 아이이다.

 

그것은 누가봐도 공포다.

 

그나저나 새로운 요소를 발견하기 위해 닥치는 대로 발성하는 것은 그럭저럭 좋았다.

 

읽을 수 없는 책에 눈을 떼지 않고 포페-라고 외치는 아이.

 

아무래도 이상합니다.

 

유우의 의식과 세실리아의 의식이 섞여 버린 것에 따른 폐해는

 

생각보다 큰 부분을 깨닫는 것이 늦었다는 것일까.

 

아니 흔들리는 마차 안에서는 너무 늦은 것일까?

포장이 전혀 없는 울퉁불퉁한 가도를 달리는 마차 속에서 리드미컬하게 들뜬 엉덩이에 통증을 느끼면서

 

창밖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틀어박혀 있는 딸을 걱정한 어머니에게 강제 연행된 것이다.

 

일정도 행선지도 아직 모른다.

 

이렇게 창밖을 바라보고 있으면 단순히 어떻게 대해야 할지 생각하지 못하고현실 도피를 하고 있다.

 

6세 아이라면 어떡해야 될까?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적합한 모습일까.

 

이 3년간의 실패 탓에 최근에는 그것만 생각하고,

 

보통 아이처럼 모든 것이 신선하고, 떠들고 웃지 못 했다.

 

완전한 의구심.

 

그 구름은 팬케이크 같은 형태라고 천진 난만하게 웃으며 말을 걸으면 좋을까,

 

아니, 팬 케이크보다 맨홀 같은…… 이 세계에 맨홀은 없고,

 

어라, 이 세상에서 팬 케이크는 말은 있지?

 

어라 어라, 정말 케이크라고 해도 되나? 라는 식이다.

 

생전의 18년간 알아 버린 것이 너무나 많다.

 

거기에 더해 전생은 남자.

 

어머니와 둘이서 하는 여성적인 대화 따윈 전혀 모른다.

 

상상할 수 없다.

 

어쨌든 그녀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녀가 단둘이서 마차로 이동중에 대화가 하나도 없다는 것은

 

이상하다는 것은 역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뭔가 말하려고 할 때마다 그 화제가 6세의 딸로서 옳은지 아닌지 모를 것이다.

 

전생의 지식에서 얻은 이상한 말이 섞여 있지 않거나

 

그것이 정말 소녀 다운 것 일까?
 
( 어떻게…… 무엇을 말하면…… )
 
"세실리아, 저기에 새끼 여우가 있어요."

 

갑자기 엄마의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렸다.

 

이 세상 여우란 지구의 그것과 다를까. 흥미가 생긴다.

 

그래서인지 평소보다 밝고 좀 들뜬 듯한 목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어디인가요 어머님! 잘 모르겠어요……"

 

손 끝에 펼쳐진 황금빛 파리 근처를 주의 깊게 찾아보지만 좀처럼 없다.
 
"저기요, 저기. 흰 꼬리가 보이죠?"

 

다시 한번 눈을 부릅뜨면 정말이다.

 

이삭 속에서 털끝이 하얘지고 있는 꼬리와 이쪽을 주의 깊게 바라보는 눈동자를 찾아낸다.

 

작은 모습은 귀가 있고 꼬리가 있는 지구의 그것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리고 그 바로 뒤의 주변에 큰 여우가 보였다.
 
"찾았어요! 우와, 작습니다…… 아! 부모 여우도 있어요! 나랑 똑같네요"

 

알아보면 자연스럽게 웃고 있었다.

 

응석 부리듯 그렇게 말하면 어머니 또한 부드럽고 상냥한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순간, 두근 하고 가슴이 울렸다.
 
"세실리아는 밖을 좋아하나요?"

 

조금 알게 된 것 같다.

 

6살이니, 18살이니, 그런 것은 분명 사소한 문제일 것이다.

 

무엇이 자연스러운는지 생각하면 안 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할 때 가끔 깊은 의미를 생각했을까.

 

떠오른 의문을 화제를 그대로 하고 있던 게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떠오른 생각을 이야기하면 된다.

 

비록 좀 이상한 것 이라도 좋아.

 

전생의 말이 섞여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어린이의 회화는 그런 것이다.

 

"네, 무척 좋아해요!"

 

만면의 미소로 진심으로 그렇게 대답했다.

 

그래 이렇게 해 버리면 된다.

 

가족의 대화에 부담 따윈 필요 없어.

 

"어머니, 화장실에 가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서둘러 급정거하는 마차에 머리를 부딪치거나 밖에서 하는 것에

 

저항이 있거나 원래 남자 때와 사정이 전혀 다르거나 힘들었지만

 

딸이 과묵했던 이유를 착각해 주었으니 그것으로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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