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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끝의세계에서

끝의 세계에서 - 목욕, 어제 있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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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의 세계에서
작가 : yuki
번역 : 비크비크 :)




목욕, 어제 있었던 일



개고 드린 김에 감이 오면 3화 주변으로의 재 구독을 추천 드립니다.

전개나 내용의 일부를 상당히 개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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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타르는 화산과 광산의 마을이라는 점도 있어 온천이 생겼다.

머물던 숙소에도 원천에서 끌어 오는 물로 설비된 훌륭한 노천탕이 있었다.

가능한 한 타인과 만나지 않도록, 그리고 어머니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절묘한 시간대를 찾아내

목욕했더라면 필시 즐겼을 것을.

그러나 그 고집에 져버린 어제는 그런 이유로 돌아가지 않고 그 상태로 숙소에 연행 되어

탕에 들어가게 됐다.

목욕은 싫다고는 했지만. 목욕 자체가 싫은게 아니라 이쪽도 사정이 있는 까닭에….


이슈타르의 욕실에는 샤워시설 같은 것이 비치되어 있었다.

상단은 대나무로 둘러싸여 있고 미세하게 열린 구멍에서 물이 떨어진다.

시스템 상, 틀고 끌 수 없는 구조라는 걸 알고는 아깝다고 느끼는 것은 일본이라 그러는 걸까.

샤워는 각각이 룸처럼 칸막이가 되어 있어서 아무일 없이 혼자 끝내고 모르는 사이에 나올거라고

생각했다.

"함께 들어갔으니, 이제 먼저 나가서 기다릴께요"

작전 개시. 

나는 확실히 세실리아로 어머니의 딸인 셈입니다만, 어쩔수 없이 양보할 수 없는게 있어요 라고

자신에게 변명을 하고.

결과? 멋지게 간파당해 손을 잡혀버렸다. 

급기야 머리를 감는것도 몸을 씻는것도 스스로 하지 못하고 마치 등신대의 비스크인형 상태. 

스스로 몸을 씻을 때와 타인에 몸을 씻어 줄 때의 감각의 차이는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처음 언급한 감각은 체내 감각 속의 피부 감각과 심부 감각 2개가 성립되고 있다.

대부분이 뇌 속의 시상이라는 부분에서 처리되어 자율 신경에도 영향을 준다나 뭐라나. 

심부 감각에서는 소뇌도 쓰는 것 같다.

이 섬세하고 쓰다듬는 듯한 힘의 감각도 치밀하게 거품을 바르는 촉감도 모두 그렇게

뇌가 만들어 낸 전기 신호니까

딱히 의식할 필요성도 없이 마치 수학의 계산처럼 덤덤하게 그저 담담하게 처리하면 되겠...

될 리가 있겟냐 ? ! 

라고 마음 속으로 외친다. 

현실 도피는 완전히 실패하고 십초도 안되서 의식이 몸 위를 뛰어다니며

수건의 감각으로 까지 넘어간다. 

아직 물에 젖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얼굴이 빨갛다. 

거울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리고 오로지 근질거린다. 

긴장으로 굳어 버린 몸을 씻기면서 편히 있어도 괜찮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무리.

지금까지 어머니와 둘이서 목욕을 한 적이 없지는 않지만 그때는 스스로 몸을 씻었던지라 

이쪽이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었을 뿐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어째서 오늘따라 이렇게 되는거람 !

게다가 시간대가 마침 일몰이라 다른 이용객도 많다.

인형처럼 자상하게 씻기는 나를 보고 흐뭇한 것이라도 보듯이 미소를 보이고 있었다. 

뭐야 이 수치 플레이는. 

자신이 여기에 있는 것도 이렇게 씻겨지고 있는 것도 문제될건 없었다.

어머니에게 이렇게 씻겨지고 있는 것도 부끄럽지않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싫지는 않다.

거기에 유우의 기억이 뒤섞여 의식과 감정 속에서 여러가지 모순이 폭발하고 있다.

만화에서 동급생의 아무렇지도 않은 이야기를 듣고있던 여자아이에게

귓등으로 들은 지식을 바탕으로 성대하게 착각해 낯을 붉히는 부분과 일치했다.

말하자면 그것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히얏"

옆구리에 수건이 닿자 목소리가 새어 버렸다. 

뒤에서 부들부들거리며 참는듯한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린다.

일부러였나. 자의적일지도. 그렇다고 반항은 하지 못하고 결국 인형으로 되돌아가는 자신이 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시간이 경과했는지 모르겠다. 길었다. 그저 길었다.

겨우 몸에 묻은 거품을 흘려보냈을때 거품과 함께 영혼의 7할 정도가 같이 흘러내려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조금 현기증이 난다며 나가보겠습니다, 라는 의견도 물론 통하지 않았다.

욕조통에 옮겨져 배후에서 홀드. 

차라리 멍하니 의식을 풀어 버리는 것도 편하겠다고 생각했으나

옥외에 설치된 온천은 기분좋은 차가운 바람이 흘러들어오던 탓에 그것도 못한다.

너무 달라붙지 마세요, 하면 반대를 하신다.

양보한셈 치고 허락을하면 지독하게 달라붙으신다.

이제 어떻게든-이었다.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난뒤로, 나 자신과 주위를 쳐다볼 여유가 없어진건 사실이다.

어머니라고 분명 외로우셨을텐데 곁에 있었느냐고 자문하면 자신은 없다.

그것도 있어서인지 요즘의 난투극에서는 어떻게든 여자로서의 자각과 긴장감이 부족하다 못해

없다고 하신다.

몰래 마법을 공부한 것도 마찬가지, 서재의 책을 읽고 지식을 습득한것도 마찬가지고

……너무 재롱을 부리지 않았던 것도 마찬가지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힘을 넣어 몇번이고 몇번이고 마치 세뇌하듯이.

관계 있는지는 좀 잘 모르겠지만, 어쩌면 그런 것인지도 모르고,

최대한 의지하거나 하려고 생각했는데, 어머님은 당일유한실행, 지금에 이른다.

병명(病名), 들러붙기병. 

같이 걸을 때는 팔짱을 끼거나 앉을 때 무릎에 얹히시거나 자고 있으면 어느새 죽부인에 되어 있거나.

이건 아이가 부모에 발병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반대도 있는 것 같다.

로웰을 의지할 수도 없는게 흐뭇한 듯 가끔은 그러면 된 거 아닐까요 하며 웃는다. 사면 초가다. 

게다가…….

"맛있다고 소문 난 빵집을 찾아내서 구입했어. 자, 아~앙"

우-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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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너무나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부모와 자식간의 휴식기로,

짧은 휴식기라 무슨 일이 있어도 주인공인 세실리아에 맹진하려면 다른 캐릭터를 넣기가 어려워서..



자.. 이제 잡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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