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의 세계에서
작가 : yuki
번역 : 비크비크 :)
해전을 위해 -1-
날 아침 깨어난 세실리아는 침대 위에서 둥글게 앉고 있었다.
몸의 통증이 마치, 누군가 가져다 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각성은 도저히 쾌적하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머리 속에 연무가 낀 듯 무언가를 생각하기 조차 몹시 귀찮다.
그것에 끌려가듯 몸도 어딘가 권태감을 느끼고 있다.
그렇게 된 이유도 마음속 어딘가에서는 세실리아는 알고 있었다.
만약 이번 상담에 전력으로 돕는다면 아마 두사람은 좋은 얼굴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문제를 방치한다면 영향이 어느 정도로 확산될지는 상상할 수 있는게 아냐.
애초에 세실리아는 나라의 위기라는 부분에서 실감이 나지 않았다.
약 7세 소녀가 나라의 장래에 고민하는 것도,
바보 정치가가 적당히 해도 돌아가던 평화로운 세계에서의 전생의 기억도 마찬가지.
세실리아의 입장에서 보면 갑자기 마왕이 나타나 쓰러트려 달라는 듯 한 것이다.
현실감이 따르지 않은데다 지난 방위와 달리 실패했을 때에 잃는 목숨은 세실리아만이 아니다.
그야말로 몇 만이라는 엄청난 수치다.
그렇다고 보는 것은 죽어 가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는다.
아 안된다, 라는게 자연스러운 분위기다.
생각에 집중할 수 없는 시점에서 해답을 찾다니 절대 될 리 없다.
빈둥 빈둥 이불 위를 구르고 있자 노크 소리가 울렸다.
"세실리 아님, 일어나셨나요?"
로웰의 목소리였다.
어제부터 도대체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일까 라며,
조금 두렵기도 했던 세실리아는 답장이 늦어져 버렸다.
철컥, 하며 소극적으로 문이 열린다.
슬쩍 엿보는 그의 시선과 그녀의 눈이 맞는다.
"괜찮으세요? 신기한 흐린 것 같은데요 "
그의 말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하다가 결국 다시 신음.
그 모습을 보고 로웰은 자연스러운 미소를 보였다.
"세실리아님은 어떻게 하고 싶습니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을 하면 좋을지 제대로 결정하라는 것이다.
목표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움직이면 구질구질하게 되어 결국 아무것도 안 된다.
그것을 찾지 못하는 세실리아는 로웰의 질문에 침묵으로 밖에 갚지 못했다.
"기분 전환이 좋으려나"
로웰의 말에 세실리아는 의아한듯 시선을 돌리는데, 그는 마음에 동요도 없이 계속 말을 이어 간다.
"좁은 실내에서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는 것은 많이 있습니다. 밖은 아직 탄생제니까,
오늘 하루 정도는 놀러 갑시다. 어제는 그냥 지나쳤으니깐요."
30분 후에 집합이란 말을 남기고 로웰은 바로 방을 나갔다.
남겨진 세실리아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망설이면서도 재빨리 몸차림을 갖추다.
뒹굴어 대는 바람에 긴 머리는 군데군데 들러 붙어 지독하게 꼬여있었다.
그것을 정리할때까지 무려 20분.
눈치 채고 보니 시간이 부족했다.
미리 가져다 준 트렁크를 열자 안에는 대량의, 입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은 옷이 들어 있어
세실리아의 입에서 저절로 한숨이 샜다.
그 중에서 옛날에 입었던 옷을 1개 골라 고생고생하면서도 갈아입고 간다.
또 다시 시간을 보자 약속인 30분을 막 지나나고 있어 당황한듯 방을 뛰쳐나갔다.
약속은 성의 정문이었다.
이미 로웰과 시스티아는 준비를 마치고 달려온 세실리아에게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로웰……30분은 너무 짧아요……"
모처럼 정리한 머리도 전력 질주 때문에 군데군데 뛰놀고 있었다.
원래 뛰어다니는 생활을 하던 건 아니라 세실리아에게 객실에서 정문까지의 거리는
너무 멀어서 간신히 숨을 쉬고 있는 모습으로 휘청대고 있다.
"죄, 죄송합니다. 약속 같은걸 한 적이 별로 없어서... 그나저나 세실리아님은 시간에 정확하시네요 "
로웰은 확실히 30분 후로 약속 시간을 정했었지만,
설마 달려서 까지 시간을 맞추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이 세계에도 시계는 있고, 왕도에는 종이 울리니까 누구나 현재 시간을 거의 판별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농촌에는 시간을 알리는 종 등이 없고, 손목 시계 등도 개발되지 않았다.
필연적으로 태양의 기울기로 시간을 재게 되어, 약속을 해도 1시간 정도 늦을때가 즐비하다.
그리고 그것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나 세실리아에게 시간의 개념은 전생의 기억을 짙게 계승하고 있었다.
일본에서는 분당에서 행동하는 것이 당연하고 교통 기관이 몇분 늦어도
사과 방송이 당연한게 그곳의 분위기였다.
세계적으로도 시간에 그렇게까지 엄격한 것은 일본 뿐, 외국이라면 교통 기관이 수십분 보내기 등은
흔한 것이지만 세실리아가 그런 일을 알리가 없다.
한번 익숙해진 습관이나 개념은 천천히 시간이 흐르는 이 세계에서도 전혀 흐트러지지 않고,
항상 시간을 지키도록 하고 있었다.
"시간을 지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좀 더 몸가짐을 조심하세요"
시스티아는 뛰어온 세실리아를 살짝 끌어안고 이리저리 뜬 머리를 매만졌다.
부드러운 솜씨에 기분 좋은 듯 세실리아는 눈을 가늘게 떴다.
몇분 동안 머리를 돌려놓는 사이에 세실리아의 숨도 꽤나 침착해지자, 로웰이 말을 이어간다.
"어제 성내의 정보는 받아 왔습니다. 왕도의 유명한 가게를 일단 돌아 보지 않겠습니까?"
로웰의 제안에 반대할 이유가 물론 아무도 없었다.
"오늘 아침 나온 싱싱한 생선 구이야! 지금 계절은 기름부터 다르다고. 이 소리가 들리냐?!"
판매원 여성이 철망 위에 실린 안주를 뒤집자 기름이 튀는 듯한 탁탁 소리가 꺼졌다.
그물코 모양의 불탄 자리 일부에서는 김이 나는 하얀 속살이 얼굴을 내비치고,
바람을 타고 향기로운 냄새가 흘러나온다.
"생선 따윈 빈티나는 것보다 차원이 다른 이 고기의 부드러움과 기름!
왕도에 와서 이것을 먹지 않는 놈들은 뭐 하러 왔는지 모르겠다고!"
그 옆에는 온몸이 근육으로 이루어진 듯한 딱딱한 남자가 그작은 앞치마와
머리에 수건 머리띠를 한 채 철판 위에서 꼬챙이에 꿴 고기를 굽고 있었다.
손수 만든 소스를 여러번 꼼꼼히 바르자, 고기에 맛을 내는 소스의 향기가 감돌아 입맛을 돋구어 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노려보며 견제하듯 마음대로 상대방의 상품을 깎아내리며 고함이라기 보다
고함에 가까운 목청으로 떠들고 있었다.
그런 상황이라면 가게의 위치를 떨어뜨리면 될 거 아니냐고 행인들은 생각했지만
고집을 부리고 있는지 어느 쪽도 물러서지 않는다.
그러기는 커녕 반대로 소동이 퍼지고 사람들이 몰리는 상황이 되어 있었다.
자신의 가게에서 손님이 상품을 사면 상대에게 이긴듯 기세 오른 듯한 웃음을 흘린다.
게다가 더욱 열기을 낳고 있는 지금은 경쟁을 안주 삼아 근처 가게의 테라스에서 술을 즐기고 있는
손님까지 나오는 형편이다.
이윽고 두 사람은 매출보다 어느 쪽이 손님에게 잘 팔리는지를 겨루는 내기를 시작해 폐점을 각오로
일을 시작한다.
이것도 축제의 열기가 만들어낸 것일까.
두사람은 왕도에서 꽤 유명한 가게를 가진 주인 겸 요리사 라고 로웰은 말했다.
아침에 잡힌 물고기를 신선한 상태에서 조리하는 요정 "바다의 산물" 의 요리사인 여성과
맛있는 고기를 찾아 대륙 전역을 헤맨 남자가 경영하는 술집 "최고의 고기".
가게를 비우기엔 아직 이른 아침 시간을 축제의 시즌에만 노점으로 나돌고 있다고 한다.
원래 그들의 가게도 왕도의 큰길 건너 편이기 때문에 항상 라이벌로 경쟁하고 있었다.
오늘의 이 일도 아마 그 일환일 것이다.
로웰이 바로 꼬치 고기와 생선 구이를 모두 산 결과 두 주인에게서 심한 빈축을 샀다.
세 사람은 근처 벤치에 앉아 사온 음식을 먹었다.
본래라면 너무 버릇이 좋다고는 못하겠지만 이것도 축제의 열기 때문일까.
뜨거운 생선의 짠맛이 재미 있는데 일반적인 소금과 달리 맵지는 않았다.
바다의 산물로 만드는 소금은 주인이 고안한 특별 제품으로 생선 구이에 잘 맞도록
소금의 맛이 조정되어 있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물고기가 본래 가지고 있는 담백함 뿐만 아니라 한입 베어 문 것만으로 넘치는 둣한
다양한 맛이라고 생각한다.
소재의 맛을 빼앗지 않을 정도로, 그야말로 통의 수면에 꽃을 흩뜨리는 수준이다.
그 정도의 사소한 점에서 그녀가 건 시간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소금이란 녀석은 어떻게 해도 짠 것이다.
그것을 참느라 온갖 조건으로 소금을 만들어 갔다.
시중에 파는 소금을 모두 검증하고 외국산 소금이란 소금을 모아 결국 완성한 것이다.
소금을 모든 배합으로 혼합한 결과로 태어난 것이 이 소금이었다.
그것에 반기를 든 존재가 이 꼬치 고기다.
그는 소재의 맛은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제로에서 가깝다고 봤다.
최고급의 소재를 사용해 봤자 제로.
그렇다면 한층 더 높은 곳에 가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소금과 후추를 사용한 양념은 역시 대중들이 좋아할 정도로 견실한 존재이지만 정말 그것만으로
만족할까?
만족 할 리 없어.
그리고 그는 까마득한 시간을 통하여 다양한 소재부터 무수히 많은 소스를 만들었다.
야채에서 생선에서, 고기에서 뼈에서, 약초에서.
온갖 소재를 곱하고 부족한 맛을 보완한 결과 태어난 것이 이 소스이다.
그윽하게 혀를 자극하는 정도의 매운 맛이 식욕을 증진시키고 고기 맛을 토대로 쌓은 듯한 진함이 있어
끈질기게 없는듯한 감칠 맛이 멋지게 펼쳐진다.
기름이 잘 오른 고기인데도 느끼한 것이 아닌, 다 먹은 뒤에는 이상할 정도로 깔끔한 것이다.
이제 이것을 먹으면 소금과 후추는 원시적인 조미료에 들어갈 수 밖에 없다.
문득 주위를 둘러보면 사람의 시너지 효과도 있는듯 노천에 긴 행렬이 생겼다.
이렇게 되어 버리니 서로 견제할 틈도 없이 차례대로 굽는 팔의 반복 운동으로 시끄러웠던 소란도
가라앉고 있다.
두 사람에게도 그들의 그런 모습에 예외 없이 웃는 얼굴이 떠오르는 것을 보고 세실리아는
자연스럽게 문득 웃었다.
"자, 다음은 왕도에서 유행하는 무대를 보러 가지 않겠습니까?"
왕도에서는 정기적으로 몇가지 연극과 가극이 공연되고 있다.
대부분은 유명한 역사인 영웅전이 대부분이다.
로웰이 안내한 것은 나나리의 성이라는 인기 있는 아동 문학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추가한
물건들이었다.
세실리아에 맞추어 선택한 것이라는건 의심할 여지도 없다.
가극장은 쳐다볼수록 높이 있는 훌륭한 건물이었다.
하얀 벽돌을 층층이 쌓아 만든 성벽과도 비슷한 벽면에는 여기저기 깎은 듯한 그려진 무늬가 있었고
정면 현관은 16개의 대리석으로 만든 기둥에 기대어 복잡한 머리를 박고 있는 높은 지붕이 받치고 있다.
둥근 발코니가 몇개 밖으로 삐져 나오고 배우라고 생각되는 몇명의 남녀가
극장으로 찾아간 관객을 향해서 미소를 보이고 있었다.
안에 들어오면 바닥은 전면에 카펫이 깔려 있어 두둥실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중앙에는 카운터가 있고 그 후방을 빙 우회하도록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이 뻗어 있었다.
표를 카운터에서 산 뒤 계단을 올라와 보니 각각의 객석에 앉아서 보는 스타일 같았다.
로웰은 티켓 가운데도 꽤 비싼 3층의 개인화된 자리를 사온 뒤 두 사람을 데리고 계단을 오른다.
3층으로 걷자 무대를 향해 둥글게 돌출되어 있는 자리로 인도되었다.
어린이용 동화가 드물기 때문일까, 축제 기간이라 그런지 2층 아레나석에는 빈방이 거의 없어
관객의 웅성거리는 소리로 술렁이고 있었다.
이윽고 공연 시간이 되면 조명이 떨어지고 새까맣게 바뀐다.
거기에 마법에 의해서 켜진 환한 빛이 떠올랐다.
이 시대에 스포트 라이트는 없지만 마법에 의해 같은 일은 가능하다.
이런 잔재주를 다용하는 극장에서는 마술사병으로 일할 정도의 마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마법은 쓸 수 있다고 하는 자를 고용하고 있는 것이다.
무대 가장자리에서 엷은 하늘색의 사랑스런 옷을 입는 작은 여자가 나타나면
맑은 쾌활한 음색으로 노래했다.
- 하늘은 푸르고 흰 구름이 흐르는 아무것도 없는 이런 장소지만 새는 지저귀고 숲은 술렁여
- 끝없는 푸른 초원에 태어난 나는 이렇게 불리지 왁자지껄 나나리 라고 -
이야기의 주인공인 나나리는 좀 무모한 부분이 있는 쾌활한 소녀이다.
그리고 그녀는 어떤 대마법사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마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병이나 부상조차 그녀에게 가면 순식간에 치료해 버릴 정도로.
물론 그것은 동화 속 얘기다.
현실에는 치유의 마법도 병을 고치는 마법도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그녀는 그 마력을 사용해 항상 역경에 머리를 처넣고는 주위에 사람들을 많이 끌어들이고
끝에는 말끔하게 해결하고 있다.
그래서 누구나 그녀를 왁자지껄 나나리라고 부르며, 아주 조금 부러움이 들어간 눈으로 보는 것이다.
그런 어느 날 그녀 앞에 상처 받은 새끼 여우가 비틀비틀 걷고 있었다.
불쌍히 여긴 나나리는 새끼 여우의 상처를 순식간에 낫게 해 준 것이다.
새끼 여우는 갑자기 가벼워진 신체에 놀라며 나나리에게 말한다.
-고마워 나나리 이 일은 절대로 안 잊을게. 언젠가 꼭 보답을 할꺼야 -
무대 위에서는 여우를 맡은 배우가 나나리의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면서 반갑게 부르고 있다.
거기에 갑자기 누더기 조각 같은 복장을 한 늑대가 나타난다.
그러자 새끼 여우는 서두르 듯 무대 가장자리로 빠져나갔다.
뒤에 남은 나나리와 상처 하나 없는 몸으로 뛰어 간 새끼 여우를 보고 늑대는 한탄했다.
- 아니 이런, 모처럼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새끼 여우가 달아나 버리다니.
나와 어린 새끼들도 굶어죽고 말꺼야 -
흐르고 있던 온화한 BGM이 갑자기 서글픈 듯한 GBM으로 바뀐다.
계속해서 늑대는 불렀다.
-컨디션이 무너져 사냥에 나설 수 없는 나라도 무언가를 먹어야만 살아 남을 수 있지.
그런 때에 지나가던 새끼 여우를 나는 필사적으로 물었어.
그리고 약해진 새끼 여우를 뒤쫓는 와중에 나나리가 새끼 여우를 고치고 말았어 -
비통한 한탄을 듣자 나나리는 불쌍한 늑대와 그 아이에게 늑대의 몸이 나을때 까지
먹이를 대신 잡아주기로 한다.
일주일 내내 나나리는 숲 속에 사는 늑대에 부지런히 먹이를 물어다 주고,
어떻게든 늑대의 몸을 고 친 것이다.
- 고마워 나나리. 이로써 우리는 다시 사냥에 나설 수 있어 -
늑대와 아이들은 몇번이나 몇번이나 나나리에게 인사하고 사태는 해결된 것 같지만,
이번은 숲 근처의 마을 사람들의 가축이 늑대에게 공격을 당한다.
컨디션을 회복한 늑대에게 사람의 기르는 가축은 경계심도 없고 맛도 좋고 매력적인
먹이였기 때문이다.
마을 사람들이 나나리에게 화를 내자 나나리는 마을 사람들을 위해 가축을 기르고 있는 곳에
결계를 쳐 줬다.
그러나 이번엔 그 결계가 원인이 되어 밥그릇 싸움이 두고, 그것을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지자
처음에는 새끼 여우를 도왔을 뿐이었던 그녀의 행동이 결국에는 나라마저 참여할 정도의
큰 사건으로 발전한다.
나라는 전쟁을 감행했고 이제 이 일은 나나리만으로 해결 될만한 규모가 아니게 되었다.
그래도 나나리는 전쟁을 멈추려, 모든 마력을 사용해 나라 사이에 큰 큰 계곡을 만들었다.
서로의 나라에 교류를 할 수 없게 되어 버린 일로 전쟁은 회피 되었지만 너무나도 큰 규모의 마법의
휴유증으로 나나리 또한 죽는다.
그런 나나리를 불쌍히 생각한 하늘에 빛나는 별들은 나나리의 영혼을 별로 바꾼다.
그리고 지금도 별이 되어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이야기다.
솔직히 거의 구원 없는 얘기다.
다른 사람을 도우려던 소녀는 결국 별이 되어 버렸으니.
그래서 극단에서는 별이 된 나나리가 시간도 넘어 옛날의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슬픈 결말을 회피하다는 이야기로 변했다.
뭔가 굉장히 이상한 결말이긴 했지만 객석은 많은 박수로 넘친다.
아동 문학에 정합성이나 현실성을 요구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것 정도는 누구라도 이해했다.
"이상한 이야기였어요 "
세실리아는 생각에 잠기듯 말한다.
"어린이용 동화에 자주 있는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세실리아님도 회계 보고 보다는
이런 동화를 읽어보시는건 어떠신가요?"
잘 보면 계단 옆에는 다양한 동화를 진열한 판매 코너가 있어서 작은 아이가 부모를 끌며
이렁성저렁성 조르고 있다.
아마도 연령적인 차이는 없겠지만, 안에 들어가는 것은 정신적으로 망설여 지는 듯
쓴웃음으로 분위기를 흘린다.
극장 안에서는 그다지 시간의 흐름을 못 느꼈지만,
밖에 나가자 이제 해가 지기 시작할 적당한 때였다.
계절적으로는 벌써 가을의 끝이다.
기후는 일본보다 따뜻하지만 그래도 일조 시간은 날로 줄어들 뿐이었다.
"세실리아님. 저쪽 찻집에서 좀 더 계시다 가지 않겠습니까?"
로웰은 세실리아의 손을 이끌고 예스러운 구조의 찻집으로 찾아간다.
어두컴컴한 램프의 빛으로 희미하게 비추어졌다 실내에 사람은 드물었다.
누구도 그도 제각기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것 같은데 이상하게 조용하다.
"어서오세요"
카운터 속에서는 훌륭한 턱수염을 기른 50위의 장년 남자가 잔을 닦고 있었다.
들어온 손님에게 일별도 주지 않는 것은 실례가 아닌가 생각했지만
이 찻집 분위기로는 그것이 보통인 것처럼 보인다.
안에 있던 박스석으로 들어서자 마침 안에서 소녀가 나와서 얼음을 넣은 잔을 3개 늘어놓는다.
"홍차를 3개 부탁합니다"
로웰이 주문을 말하니 수중의 용지에 적더니 나중에는 말 없이 가볍게 목례를 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조용한 찻집으로 일부 사이에서 유명하대요 "
창문은 온통 유리인 것 같지만 시끄러운 큰길의 소리는 일절 들리지 않는다.
상당히 두꺼운 것이 쓰였거나, 마법이 걸려 있는건가.
세실리아가 흥미로운 듯 창문을 건드리지만 뭔가 알아내진 못했다.
밖에는 많은 사람들이 역시 웃는 얼굴로 엇갈리고 있다.
이윽고 아까의 식당 종업원이 쟁반 위에 김을 내는 컵을 3개 얹고 식기가 서로 스치는 작은 소리를
남기고 다시 떠나갔다.
철저한 무음이다.
"세실리아님은 어떻게 하고 싶습니까?"
그것은 아침과 같은 질문이었다.
세실리아의 머릿속에 급속히 떠오른 것은 이 왕국이 어떤 상태인지의 정보다.
어느새 세실리아의 생각하던 이상으로 오늘이라는 하루를 즐기고 있었다.
사태를 잊고 즐기던 것에 대한 자책인지 혹은 어떻게도 내지 못하는 대답에 궁하다듯
세실리아의 형태 좋은 눈썹이 비뚤어졌다.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분명 가장 좋겠지요."
그런 미묘한 분위기를 깬 것은 다름 아닌, 시스티아였다.
놀란 듯 세실리아의 눈동자가 커진다.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는 것은 많이 있어. 그래서 후회는 하지 않았으면 해.
나도 후회하지 않도록 하기로 결정했어"
"시간이 필요하다면 기다리자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가장 장애물이 되는 것은 우리지요?
확실히 세실리아님이 위험하지 않았으면 해요. 그치만 후회 하시는 것도 원치 않아요.
그러니까, 혹시 세실리아님이 다시 힘을 내자고 한다면 우리도 협력 할겁니다"
로웰도 시스티아도 바라는 것은 세실리아의 행복이며 두려워하는 것은 그것이 무너지는 것이다.
자신들이 장애가 되는 일도 당연시 여긴다.
두 사람의 말을 듣고 세실리아는 몇번이나 시선을 헤맨다.
그리고 그 시선이 밖을 걷는 일행에 멈췄다.
눈동자를 빛내며 즐겁게 웃는 소년과 잔잔하게 바라보는 어머니와 소년에 대답하는 아버지.
이 나라는 지금 어디에나 웃음이 넘쳐나는데, 그것은 즉 행복한다는 거 아닐까.
그렇다면 세실리아의 머릿속에 유우의 기억의 단편이 재생된다.
아무래도 풀리지 않는 문제가 생기면 어쩌지? 일단 생각 나는 대로 먹어 보면 된다.
매드 사이언티스트적인 생각이라며 어렴풋이 자조를 누설해 버린다.
하지만 꼭 하고 싶은 것을 세실리아는 생각했다.
"부족한 것이 있습니다"
이 나라의 해전에 대해서. 적국에 대해서. 지형이나 기후, 기타 여러가지.
"정보를 모아야 해요. 일단 폐하를 만나러 갑시다. 여러가지로 들어야 할 이야기가 있으니까"
130의 대함대와 해전을 한다 라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어.
그러니까 우선은 그것을 상상할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했다.
뭔가 오랫만에 마음이 설레는 것 같은 고양감을 세실리아는 느끼고 있었다.
과거 이런 일을 한 사람이 있다.
뛰어넘는 벽이 클수록 재미 있다.
정말 그대로라고 세실리아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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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긴..-_-+
그나저나 운동을 시작해서 그런지 몸이 너무 노근하네요 ;ㅅ ; 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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