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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끝의세계에서

끝의 세계에서 - 지크프리트의 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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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의 세계에서
작가 : yuki
번역 : 비크비크 :)
 
지크프리트의 연회
 
 
 
작전이 결정됐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이 없으면 탁상 공론, 그림의 떡, 
 
아무 의미도 없는 망상이다.
 
 
고안한 작전에는 몇가지 갖추어야 하는 것이 있었다.
 
 
 
 
화약의 양산에 대해서는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대군을 상대로 기사회생의 수단이 있다면 이를 두고 밖에 없다고 하지만 
 
피릴에서 만든 화약의 양은 압도적으로 부족했고 처음부터 만들어 낼 수 있는 시간도 유예도 없어. 
 
 
그런데 다행히 황국이 왕국에서 제공 된  비료로 어느 농촌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질산 제조 방법은 이 비료를 만든 방법과 큰 차이가 없는데, 

모두 몇년간 숙성시키는 점에서도 마찬가지여서, 

풀재의 비율이 낮은 초석의 함유율은 낮아지지만 황국 내의 모든 농촌이라는 광대한 범위에서 

보충하는 것은 가능했다.
 
 
올해와, 최악으로 내년 분의 비료까지 모든 것을 탕진한다 하더라도 

나라의 존속에 비하면 어쩔 수 없는 비용일 것이다. 
 
다행히, 비료가 없는 시대에서도 황국의 식량 자급률은 100%를 넘어섰다. 
 
비축분까지 합치면 어떻게 될지는 계산이 가능했다.
 
 
방침이 정해지자 우선 한 곳에서 통신수단으로 지시가 날아가고, 
 
거기에서 모세 혈관을 타듯 모든 농촌으로 파발마가 달린다.
 
 
모든 귀족은 통신 설비를 설치하고 있다는 환경도 도움이되어, 

1주일 뒤에는 국내 전역에 지시가 전해졌다.
 
 
결정적으로 할 수 있는 설비가 있는 장소에는 결정화 수순을 가르치고 

설비가 없는 곳은 액체로 만들어 근처의 설비가 있는 곳에 반입해 가공 된다.
 
 
만들어진 초석은 모두 왕도에 수집되고 특정 절차를 밟아서 분말화 됐다.
 
 

 
유황에 관해서는 이슈타르에 만들어진 설비를 복제하는 것으로 대량으로 생성할 수 있다.
 
 
쓰레기 돌로 알려진 유황은 오랫동안의 채굴로 그야말로 쓸어 버릴 만큼 남아돌고 있다.
 
 
이슈타르에 사는 다양한 길드에서 상당한 인원이 동원되고 전속력으로 정제를 벌였다.
 
 
동시에 전 상사에게 양질의 목탄을 모으라는 지시도 날렸다.
 
 
이것도 흑색 화약의 제조 법에 대해서는 7할쯤 유출한 것으로 봐도 좋지만 

일의 크기를 감안하면 어쩔 수 없다고 결론짓다 따로 없다.
 
 
마지막의 배합에 대해서는 왕가 내에서 은닉될 예정이지만 

유출되지 않는다고 낙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 해전에서는 당연히 배가 필요하다. 

대함대를 상대한다면 수는 많은 편이 좋다. 
 
그 때문에 세실리아가 확보한 것은 큰 어선이었다.
 
 
좀 난폭하지만 국왕의 영장을 가진 병사가 국내 전역의 어부 길드에서 배를 징수했다.
 
 
물론 그 사이의 보장이나 배의 변제에 대해서는 국가가 지게 되어 있었다.
 
 
애용하고 있는 배를 가져가는 것에 다양한 생각은 있겠지만 최종적으로 그들은 납득했다.
 
 
징수한 배는 어선 가운데서도 그럭저럭 큰 것이다. 
 
돛대는 중앙과 선미에 하나씩, 돛은 두단으로 되어 붙어 있다.
 
 
길이는 대략 13미터 정도로 폭도 작은 군함과 하면 미니어처 같은 인상을 받는 콤팩트한 구조이다. 
 
그 중에는 제대로 선창도 있어 먼 항해라도 어느 정도는 견딜 수 있는 구조였다.
 
 
하지만 군함과 비추어 너무 작은 선박이 해전에서 도움이 될 일은 없다.
 
 
하지만 세실리아에게 어선의 확보는 화약의 확보에 이어중요한 문제이기도 했다. 
 
 

 
한편, 로웰은 세실리아에서 마법 도구의 개발의 진두 지휘를 맡아 연구소에서 밤낮으로
 
연구에 몰두하고 있었다.
 
 
왕도에서 이름을날리는 장인도, 기사도, 연구자도, 뛰어난 인재가 풍부하게 모인 탓에 

진척도는 상상 이상으로 빨랐다.
 
 
무엇보다 전혀 새로운 무엇인가를 가져오면서 연구소에 근무하는 자들의 성품인 

호기심과 지식욕이 자극되어 지지가 된 것도 클 것이다.
 
 
세실리아가 로웰에게 의뢰한 것은 물 속에 넣기에 물을 끓이만의 마법 도구이다.
 
 
일상 생활에 물을 끓이는데 일부러 마법 도구를 쓰는 사람은 없고, 

원래 물을 끓이는 마법 도구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도 없다.
 
 
물을 끓인다는것은 불로 물을 데워야 한다는 것이라는건 아는 그대로이다.
 
 
불씨로 마법 도구를 사용하는 것은 있어도 마법만으로 물을 끓이에는 효력이 떨어지고

피곤해진다.
 
 
마법사든 아니든 물을 끓이는데는 장작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 상식이었다. 
 
그러나 세실리아가 제창했던 물을 끓이는 법은 마법으로 만들어 낸 힘, 
 
현대의 전파 중에서도 짧은 파장의 영역을 가진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가열 방법.
 
 
현대에서는 전자레인지에 사용되는 외부로부터의 자극이 아니라 

안쪽의 진동에 의한 마찰로 생기는 열량을 바탕으로 물을 끓이는 법이었다.
 
 
사용하는 것도 정확히는 물이 아닌 소금물.
 
 
이는 마이크로파를 날렸을때 소금 이온이 크게 진동을 일으켜 태어난 진동 에너지가 

물 분자를 추가로 가열한 영향으로 순수한 물보다 압도적으로 빠르게 온도가 올라간다.
 
 
기존의 열원에서 열 전달이라는 간접적인 수단을 사용,

보다 훨씬 낮은 마력과 시간으로 물을 끓일 수 있는 구조였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연구자들은 세실리아가 만들어 낸 국지적인 마이크로 웨이브로 
 
수십초 정도만에 끓는 물을 보고는 눈이 둥그레진 채로 흥분했다.
 
 
그리고 이것이 어선의 개조로 연결되어 갔다.
 
 
 
 
압수한 어선을 그대로 출격 하더라도 세실리아가 원하는 목적은 얻을 수 없다.
 
 
아무래도 어선의 개조를 할 필요가 있으며 부탁할 것은 역시랄까, 
 
곤란했을 때 하느님 찾기라도 하듯, 이슈타르의 스승을 찾았다.
 
 
만들어 준 것은 차후 물의 비등에 의해서 발생하는 수증기를 회전 운동으로 변환하기 위한 기구, 
 
간단한 증기 기관이었다.
 
 
우선 첫번째의 부품은 측면 가장자리에 4개, 바닥에 1개의 구멍 뚫린 상자.
 
 
이 구멍에서 수증기가 분출하고 안에 갖춘 네모난 날개가 눌러 회전 운동으로 변환시키는
 
스크루 동력 기관이다.
 
 
그리고 수증기로 하기 위한 바닷물을 넣고 4개의 연료 탱크와 발생한 수증기를 

기관의 구멍에 보내는 배관.
 
 
효율을 내기 위해서 본래 필요한 부분은 대부분이 생략되어 간소화한 대신 

4군데의 증기 분출에 의해서 강제로 출력을 높인 녀석이다.
 
 
수증기를 물에 불리고 상자에 장전하는 일도 못하고 한번 발동되면 그 후의 완전한 일회용이다.
 
 
연료 탱크 내부는 찰흙이 까고 외부의 바닷물 온도가 전달하지 않도록 설계된 기관의 하부의

구멍에는 식힌 물이 고이게 되고 있었다.
 
 
범선에서 있을 수 없는 폭발적인 추진력을 얻는 대신 지속 시간은 10분이 한계인 일회용 부스터. 
 
사람이 타지 않은 가벼운 배라면 순간적이라고는 하지만 얻는 가속은 크다.
 
 
이를 1척을 선체 밑에 2개. 

총 280개 가까운 주문을 부탁했을 때의 스승의 목소리는 필설로 다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더구나 이번에는 국왕의 대명까지 붙어 있는데다 기간은 2주일 정도.
 
 
그들이 다시 격무에 쫓긴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마지막에 세실리아 자신이 습득해야 했던 것이 파동, 멋진 마법의 이로하였다.

최고사령부에서 범위 10km, 판별이 방향 뿐이라는  시점에서 습득을 각오한 마법이기도 하다.
 
 
주문 자체는 이미 완성 되어 있으니까 파문의 마법을 쓰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
 
 
하지만 필요한 것은 이 사용하기 어려운 파장을 그녀의 의도에 맞게 상상해 보정하는 일이었다.
 
 
 
 
이번 작전은 적의 위치를 항상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기존의 마법의 정밀도로는 최대한이 500미터 정도까지 밖에 되지 않아 쓸모가 없다.
 
 
세실리아가 필요로 하는 범위는 최소 20km, 

가능하면 30km내의 적 함대의 위치를 가능한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
 
 
파문의 마법에 쓰는 마법의 양은 극히 적다. 

한 방울의 물방울을 수면에 떨어뜨려 퍼지는 고리를 만드는 것이 이 마법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방울로는 전해지는 범위가 좁다. 
 
필요한 것은 물방울이 아니라 한점을 관통하는 충격.
 
 
마력 소비량을 비대화시키고 상상에 의한 보정에 의해서 떨어뜨리는 이미지를 

물방울부터 집중한 충격으로 변경, 내동댕이치다 보니 범위는 가볍게 20km를 넘어섰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아직 대상물의 상세한 파악이 되지 않는다.
 
멀리 보이는 건물에 핀트를 맞추듯 파문이 얻은 정보를 집중적으로 해석해서 

보다 상세한 정보를 얻는 방법은 의외로 쉽게 찾아냈다.
 
 
이론도 구축도 완벽했다.
 
 
실제로 몇미터 정도의 좁은 범위라면 오차 약 10센치 정도로 

마력의 보유한 것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를 반경 500미터 까지 확대한 순간, 몰상식한 정도 강한 두통이 세실리아를 덮쳤다.
 
 
정보량의 밀도가 높아짐에 따른 뇌의 한계 돌파.
 
 
마치 기계가 행 업을 한 듯 세실리아의 의식은 뚝 끊겼다.
 
 
불행 중 다행이었던 것은 특유의 신중함으로 파문의 범위를 

단숨에 킬로 단위까지 늘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만약 그 런 짓을 했다면 지나치게 늘어난 정보량에 의해서 정신이 붕괴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리고 매일은 고문도 비슷한 날의 연속. 

취득하는 정보를 최대한 빼고 간소화하고 조금씩 범위를 넓히며 사용한다. 
 
심한 경우에는 맹렬한 두통과 함께 의식을 잃어버리는 일도 많았지만 그 정도는 점잖은 편이다. 
 
최악의 경우는 몇번이나 시도 끝에, 처리할 수 있는 한계점 직전의 정보량을 얻었을때이다. 
 
의식을 놓지도 못하고 사지에 힘이 들어가지는 못할망정 소리조차 내지 못했고, 

쓰러진 뒤 일만년 뒤에야 발견된 것 같은, 세계 자체가 흑백의 명멸에 물들어 버렸다는 격통을 

표현할 만한 방법은, 아마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의식이 겨우 흑백 이외의 색을 비추고 나서도 한동안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심한 악몽을 꾸고 있을 때처럼 식은땀과 거친 숨이 안정되지 않는다.
 
 
몸이 놀랄 만큼 떨고 있었던 것을 깨달은 것도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하려 한"후"의 일이다.
 
 
어떻게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쓰러지고 나서30분이라는 너무나도 긴 시간이 지나서였다. 
 
육체적인 대미지도 그렇지만 더 심한 것은 정신적 타격이다.
 
 
파문의 마법을 심층 심리의 어딘가에서 두려워하고 상상에 의한 추경에 사념이 섞이기 시작했다.
 
 
제어의 실패는 큰 정보량에 따른 정신적인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는걸

이 시점에서 세실리아는 잘 알고 있었다.
 
 
광범위의 파장 마법은 그야말로 바늘 구멍에 실을 꾀듯 정확성이 수없이 요구된다.
 
 
안정되지 않을 정신으로 만든 마법이 정말 문제 없는지 의심을 가져 버리면 

나머지는 악순환에 의해서 어디까지나 자신의 마법을 믿을 수 없게 되고, 

상상은 나쁜 쪽으로 기운다.
 
 
아마 현대의 의사가 그녀를 진찰 했다면 전형적인 PTSD라고 답했을 것이다.
 
 
두려움도 PTSD도 몸과 정신이 한계를 맞은 데서 오는 자위 기능의 일종이다.
 
 
보통 사람들은 그 시점에서 공포의 대상에서 거리를 두고 마음이 가라앉혀 
 
안전을 확보할 때까지 기다릴 것이다.

하지만 세실리아에겐 지식이 너무나도 많았다.
 
 
이미 지금의 자신이 마법을 완성시킬 수 없음을 이해한 그녀는 다시 폭음한다.
 
감정의 제한. 
 
공포심을 마법에 의해 억지로 억누르는 것이다.

그녀는 합리적으로 제어할 방법을 모색하고, 
 
그 때마다 사람의 몸에는 과도할 만한 고통을 수도 없이 그대로 간직했다.

횟수를 더하자 자연스럽게, 술기는 그녀가 원하는 것으로 모습을 바꾸기 시작한다. 
 
엉뚱하지 않은 현실적인 사양으로 바뀌어 간다.

하지만 그건 쓰러지는 횟수가 줄어드는 대신 통증에 번민하는 횟수는 늘어만 간다는 것을

의미했다.

임계점 직전의 고통도 한 자리 수는 덜게 되었지만.

그래도 그만두는 것만은 하지 않았다. 

작전에 동원되어, 전장에 서는 인원은 수천에 이른다.

그들의 생명의 총수와 비교하면 이 정도의 폭음은 업어야 하는 것이라고 끝까지 그녀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 노력이 결실을 맺기까지 사용한 마법의 횟수와 고통의 횟수를 알게 된다면 어른이라도

얼굴빛이 파랗게 질려버릴 것이다. 

애써 만든 마법을 보람있게 하려면 스스로에게 부과한 급제점을 채우는 것이었다.

최대 사거리는 25km, 이때의 오차는 무려 수백미터. 

파문이 전 방위로 마력을 내품는 것이 전부였던 반면, 세실리아가 만든 마법은 전방 180미터의

탐사를 실시한다.

다만 탐사에 필요한 마법의 사용 가능 횟수는 5회.

방향을 모두 버리고 넓은 범위와 정확성을 나누어 정보를 취득함으로써 일시에 얻는 정보량의

저감을 어떻게든 모양으로 생긴 것이다.

또한, 개개의 마력의 반응 하나하나를 탐사하지 않고 일정한 범위를 집약하고 묶는 것으로

크게 정보력이 깎이고 있었다.

세실리아가 알고 싶었던 것은 몇가지 마력이 있느냐가 아니라 함대의 움직임이다.

그리고 한번 색출에 성공한 대상을 고정하는 것으로 더욱 한정적으로 엄선하여 

보다 자세히 그야말로 십 수센치의 오차로 포착할 수도 있다.

쌓였던 탁상 공론을 어떻게든 형태로 만들고, 그녀는 이 망망대해에 섰다.
 
"이로써 작전명 "시그프" 을 시작합니다!"

세실리아의 해전의 신호는 조용히 밤하늘로 흡입되어 갔다.
 
 



세실리아가 포진을 전개했을 때부터 몇 십시간 전, 가리온 이이끄는 제국 함대는 

체크 포인트로 지정한 해류를 접어들고 있었다.

"전 함대에 고함. 정찰을 하는 선정의 귀환과 함께 황국에 대한 해류로 진행한다.

현재까지 매복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는 지점을 몇개 통과하고 있지만, 

황국이 습격해 오지 않았다.

이 해류의 종점은 이쪽의 속도가 오른 만큼 매복에 부적합한 장소는 아니지만 

풍향은 해류와 반대, 즉 황국 측이 축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각자 전투 태세를 취하고 주위에 경계는 게을리하지 마라"

가리온은 주변에 있는 부하에게 세세한 지시를 보내자 부하가 깃발을 사용한 신호로 

주변의 함에게 전달했고 전달 받은 함도 마찬가지로 주위로 퍼뜨린다.

기함은 밀집 대형의 거의 중앙 부근에 있어서 전후 좌우를 향해서 정보를 몰았다.

음성 통신으로 전령을 보내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이는 광범위 통신의 마력 흔적을 남긴다.

파장이나 파문으로 색출하면 멀리 떨어져 있어도 탐지가되버려서,

전투 중에는 사용하지 않는게 상식이었다. 

황국으로 흐르는 해류의 폭은 그다지 큰 것은 아니지만 흐름은 빠르다.

만약 종점에 상대가 기다리고 있어도 수의 폭력으로 일방적으로 유린할 자신이

가리온에게는 있었다.

황국 함대의 수는 주위의 나라가 연합을 구성한다고 해도 자군의 절반 이하였기 때문이다.

마름모꼴의 밀집 대형을 취하고 있는 제국 함대 중 공격지 않는 안쪽 함대가 

밖의 함대를 향해 극진한 방어 마법을 걸면 황국 함대가 마법을 집중시킨 부분을 뚫을 방법이 없다.

해류의 흐름이 좁은 곳에 정찰용 함을 배치하면 해류에서 벗어났을때 두고 가야 하기 때문에 

색출의 범위는 한층 좁아져 버렸지만 그는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상대가 10km권 내에 들어오면 방향만 눈치 챌 것이다.
 
그리고 좌우에서 치고 들어오면 해류에 의해 속도가 빨라진 제국 함대를 따라잡을 수 없다.

그가 조심해야 할 것은 전방의 한방향 뿐. 

5km정도 앞을 정찰 함과 호위 중 규모의 갤리온, 3척이 동행하고 있다.

적이 느닷없이 눈앞에 나타나지 않는 한 공중 격추될 일도 없고, 

만약 받았다고 해도 당장 반격할 수 있는 본대가 대기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작전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동안 전투에서 수적 차이가 낳는 압도적인 차이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있으니까.
 



"전방 25km 지점에 제국 함대! 그 5km 전방에 정찰용이라고 생각되는 소대의 반응도 있습니다.

정찰용으로 예상되는 함대의 규모는 아마 5척 미만의 소형입니다. 대포의 발사 준비를 서두르세요!

유격대의 전령의 준비만은 계속 진행하시고, 연락은 아직 입니다!"

어둠에 물든 갑판 위에서 세실리아가 어느 때보다 긴장감을 담은소리로 외치고 있다.

압도적인 범위와 정도를 가진 세실리아의 파장은 어긋나는 일 없이

그 위치를 정확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명령을 받은 노티아의 농촌 기사단들은 그 소리에 맞춰, 훌륭하고 멋진 솜씨로 대포를

좌현으로 5문 전개한 뒤 화약을 채우고 포탄과 그 위에 화약을 넣고 발사 준비를 한다.

그 동안에도 세실리아는 10분마다 파문을 계속해서 사용하며, 그럭저럭 견딜만한 고통을 참아가며

뇌리에서 적의 속도를 계산한다.

시속은 대략 15노트, 해류를 사용하고는 있지만 해류의 영향으로 밀집 대형으로 이동하기 위해서 

보조를 맞추고 있는지 예상보다 느리다.

함대가 밀집 대형을 갖출경우 이득은 겉의 함대쪽으로 밖에 공격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안쪽의 면적은 최대한 줄여 안전한 공간으로 바뀌면서 거기에 모은 자원을 방어 마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밖에 배치된 마법사는 방어를 할 필요가 없어져, 거리낌 없이 공격 마법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적은 상대를 섬멸하기에 가장 유효한 포진으로 알려졌다.

적 덩어리를 걷어찬 뒤 도망 가는 선박이 생기면 나중에 적당히 흩어져서 격파하기 좋은. 

사실 손을 쓰지 않는다면 밀집 대형의 든든한 수비 앞에 연합의 함대는 하릴없이 패배할 것이다. 

이 세계에 제공권이라는 개념이 있으면 또 다른 것이지만, 판타지 세계이면서도 사람을 태우고 

하늘을 날수 있는 용과 그리핀이 상상의 생물인 것은 이 세계에서 역시 변함이 없다.

그렇다고 비행기를 만들어 낼 만큼의 기술이 세실리아에는 없었다.

비행기의 원리와 만드는 방법을 암기했어야 했다고 생각하겠지만 편한 상상일 뿐이다.
 
제국 함대의 이동이 더딘 이유는 달의 보이지 않는 밤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렇게 큰 함대와 되면 밤낮으로 작업을 분담 하기도 하지만, 

항상 알맞은 정도의 선원들이  두꺼운 구름에 의해 달빛조차 거의 들지 않는 가운데의 옥외 작업은 

신중하다.

아무튼 야외에서는 램프 하나 조차도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만월의 한 밤중이라면 모르겠지만 이런 땅거미 속에서 불을 붙인다면

그 빛은 무서울 정도로 먼 곳까지 닿아 버린다.

그러나 불빛 하나 없는 가운데 작업을 하는 것은 아무리 숙련된 뱃사람이라 해도 어려워서

이런 밤에는 작업보다 배 안에서 불빛이 새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도박에 힘쓰는 것이 상례가 됐다. 

당연히 사관도 그것은 알고 있지만 노름판에서  상납하는 일정량의 금품으로 묵인하는 것이 관례이다.

일할 때에는 일하고 놀때는 논다. 

그들에게 땅꺼미의 날은 놀이의 때다. 

그리고 해류의 끝까지는 잠시 시간이 있다.

압도적 유리하다는 전제가 그들에게 자만심을 심어버린 것이다.

그들은 불과 수십분 뒤 뜻밖의 급물살을 맞을 줄은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20분. 

그것은 제국 함대가 무려 9km의 거리를 접어들었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 시점에서 세실리아가 이끄는 황국 함대와의 거리는 16km, 정찰대와의 거리는 11km.

아직 정찰대가 세실리아의 황극 함대를 탐지하지 못하는 최대한의 거리이지만 

대포의 사정권 내에는 충분히 들어와 있다.

전함급의 크기를 자랑하는 갤리온이더라도 파도에 의한 떨림에 안정 되어 있긴 하지만 

완전하진 않다. 

이 가운데 10km도 더 앞의 상대를 대포로 명중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평소라면 탄막에 의해서 보완한 정확도라도 5문으로는 빠듯하다.

세실리아의 신호에 의해서 5개 포문이 불을 뿜고 포탄이 하늘로 날아올라 사라졌다. 

나중에는 흰 초연이 피어오른다.

수십초의 시간 뒤 세실리아가 단속적으로 파문을 쓴다.

먼 적에게 대포를 맞히기는 무리이지만 예외로 대포의 총알이 떨어진 곳, 적의 위치와 속도. 

이 두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떨어진 곳에서 오차를 계산하며 여러 차례 시끝에 적의 예상 진로로 다가간다.

대포의 총알에는 마법 도구가 포함되어 있어 세실리아가 설정한 탐색 대상을 포탄에 지정해

목표 지점을 정확하게 날아갈 수 있게 되어 있다.

적의 모습도 지금은 탐사 대상을 압축함으로써 꽤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1문, 조금 더 오른쪽입니다. 각도는 아주 조금만 낮추고! 화약의 양은 지금 그대로도 상관 없습니다.

2문은 좀 더 왼쪽입니다, 마찬가지로 각도를 낮추세요!"

매일의 특훈의 결과일까, 연달아 날아오는 지시를 농촌 기사단은 담담하게 정확하게 해냈다. 

계속해서 3,4,5문에 자잘한 지시를 내리며 다시 발사, 

적의 위치를 탐색하자 1문과 정찰대 1척과 좌표가 일치했다.

쏟아져 나온 포탄은 무서운 속도로 대기를 찢으며 도저히 마법이 닿지 않는 거리를 훌쩍 뛰어넘어 간다.

처음에 들린 것은 바람을 가르는 소리, 그 뒤에 이어진건 삐걱거리며 으스러지고 튀는 소리.

날아온 철구는 멋지게 호위를 하던 초등 가레온선의 좌현 아래, 배떼기를 뚫고 들어가 선체에서

종횡무진으로 굴러다니며 배 안에 타고 있던 군인의 발을 부러뜨려갔다.

적을 발견하지 못한 호위 함은 방어 마법을 펼치고 있지 않다. 

조금도 경감되지 않은 포탄의 위력은 굉장했다.

뚫린 구멍으로 대량의 물이 침수되면서 수압에 의해서 선체의 구멍이 서서히 확대되고 있다.

갑작스런 공격에 깜짝 놀란 그들이 필사적으로 파문을 일으켜 보지만 세실리아의 함대에는 닿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적의 공격은 그들을 그 자리에 얼어붙게 만들기 충분한 위협이 될 수 있었다.

설마 10km이상 떨어진 지점에서 공격한다는건 그들의 상정을 훨씬 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발이 묶였다는 것은 선택 사항 중에서도 최악의 경우이다.

날아오는 탄알이 수면을 때리는 굉음에 그들도 공격 당하고 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어디에서 어떻게 퍼붓는 공격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우왕좌왕하는 틈에 포탄은 시시각각으로 정확성을 잃고, 

엉뚱한 방향으로 퍼지는 물보라는 다시 배의 주위를 감싸듯 쏠렸다. 

이윽고 세실리아의 계산으로 터진 포탄이 또 하나 함에 직격한다. 

이번에는 전개한 방어 마법이 종잇장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어이없이 뚫리며

갑판에 큰 구멍을 뚫는다. 

보이지 않는 적의 강력한 공격은 그들의 판단력을 앗아가기에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의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땅거미 속에 밝은 빛이 떠오르는 가운데 당황한 상태에서 가까스로 머리를 굴려

해류에서 벗어나제국 함대의 앞으로 도주를 시작한다. 

그것을 먼 곳에서 확인한 세실리아는 다음 작전으로 재빨리 옮길 수 있도록 지시를 한다.

"전 함에 전령! 이쪽의 존재가 파악되더라도 상관 없습니다, 분대에 진행 명령을 !

함대 1호에서 3호까지 출항 준비를  하고 탑승하고 있는 선원은 돛을 올려 

제국 함대의 진로를 향해 전원 전력으로 쫓아가세요!"

세실리아의 함대 수는 143. 

그 중 전함은 3척, 나머지는 어선을 개조한 것이 140척.

가뜩이나 맥없는 함대이지만 3척의 군함을 기함으로 어선을 분배해 3개 분대로 만들었다.

하나는 적의 정면에 버티고 있는 세실리아가 탄 전함과 60척의 어선. 

두개는 해류에서 거리를 두고 적의 탐지 마법에 걸리지 않도록 해류를 끼며 동서에 배치된 전함과 

40척의 어선.

적의 전방 180도를 감싸듯 반원 모양으로 전개되어 있었다. 

이 어선을 사용해 적을 완전히 포위하고 공격하는 것이 세실리아의 의도이다.

문제는 적이 정면의 세실리아로 향하지 않고 3개로 나뉘거나 혹은 

더 세분화되어 산개되어 있었다면 손을 쓸 방법이 없어지는 점이었다. 

그러므로 적의 기함에는 웬만큼 위협도가 높은 함이 있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 위협도에 대포는 매우 효과적이었던 것이다. 

상대하기 힘든 상대라면 제국 함대는 반드시 우위를 잃지 않도록 보신에서 밀집 대형으로 진격할 것이다. 

제국 함대가 보충될때까지 조금의 시간도 남아 있지 않지만 세실리아의 표정에 흔들림이 없었다. 

정찰대의 연락을 받은 가리온 은 적에게 강력한 무기가 있다는 보고는 받아 알고 있었지만 

그다지 무섭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10km의 공격 등은 너무도 규격 외이다. 

어떤 속임수가 있을지 모르지만 최강이라고 강조하더라고 겸손한 표현일 정도이다. 

위협도로 말하면 지금까지의 최고 순위를 뛰어 넘는 것이다.

하지만 황국에 그만큼 강력한 마법이 흔히 있다면, 해전의 전장으로 택할 장소는 얼마든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장소에서, 그것도 정찰대에 사용한 시점에서 자주 이용할 수 없는 

한정적인 공격인 것은 일목요연하다.

이와 함께 호위 함에 걸려있던 수호 마법은 많아도 100정도. 

이 함대에 비하면 종이처럼 얇음에 지나지 않는다.

정찰대의 파손은 가공할 것이었지만, 거꾸로 말하면 원형을 잃을 정도로 압도적 위력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문제 없다. 이 함대 방어력이 있으면 상처 하나 입을리 없다.

철의 총알을 날린다는 이상한 공격이었지만 문제는 없다고 단언할 자신이 가리온에겐 있었다.

이미 적의 함대의 숫자는 파문으로 파악되어 있고, 확실한 것은 조금 더 지나지 않으면 모르겠지만 

함대의 수는 그다지 많지 않다고 여겨졌다.

이쯤에서 좀 더 방어를 견고하게 만들어 둘까 생각하며 부하에게 지시를 내린다.
 
"번개 탄을 하늘로 들어 적의 함영을 비춰라!"

번개 탄이라는 것은 마법으로 만드는 가상 조명 같은 것이다. 

달도 없는 밤에 교전할 때 적의 모습이 시인할 수 없다면 차질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특히 적이 소수의 기습을 가해 온 경우 등은 현저하다. 

적과 수 차이가 있으면 있을수록 광원이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것이기에, 

가리온도 적을 보는 즉시 발동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

이미 세실리아의 함대는 파문이 닿는 위치에 있다. 

공격하기에는 멀지만 마법에 의해 멀리서 황국 함대를 파악하는 데는 광원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거리이다.

마술사가 하늘을 향해 발사한 사람의 머리 크기 정도의 광구는 어느 정도의 고도에서 멈춰선 뒤

직접 보면 눈이 아플 만큼 눈부신 빛으로 한동안 발현한다.

두꺼운 구름 밑으로 확산되고 있던 어둠이 순식간에 풀리며, 멀고 5,6km정도 거리에 황국 함대가 

떠올랐다.

동시에 전방에 전개한 방어 마법이 흔들린다. 

외에도 어두워서 보이지 않았지만 높은 물 기둥이 몇개 올라온 것도 확인했다.

이 거리에서 공격하다니, 적의 미지의 마법에 경의마저 느껴지지만 역시 가리온의 계획대로 

포탄은 방어 마법의 일부를 깎았을 뿐 함대에는 전혀 닿지 않았다.

겹쳐진 방어 마법도 보통의 마법에 비하면 무서운 양이지만, 함대 전체에서 보면 극히 일부였다.

당연히 이대로 계속 당한면 방어 마법을 전개하고 있는 마술사의 마력이 끊기겠지만 

황국 함대를 깨부수는 쪽이 압도적으로 빨랐다.

번개 탄에 의해서 시야가 확보되자마자 정찰역의 마법사가 마법에 의해서 강화한 시계로 

황국 함대를 확인하기 위해 갑판의 가장자리로 이동한 뒤 그 모습을 보더니 얼빠진 고함을 질렀다.

전령병이 그들의 눈으로 확인 정보를 어느 정도 모아 전령 관을 쓰고 가리 온에게 보고한다.
 
"함장! 적 전력은 아무래도 민간의 큼직한 어선과 같은 크기밖에 없습니다.

전함은 후방에 1함뿐, 공격을 하는 것도 그 함입니다!

프리깃함에 이르러서는 1척도 안 보여 이상하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뭔가 작전이 있지않을까요?"

"음우"

가리온이 창문으로 시선을 돌리자 적의 전함이 아득히 멀리 1척만 떠있는 것이 작게 보였다. 

가끔 붉은 빛이 보이며 다소 늦게 이상한 무게를 가진 공격이 엄습해 온다. 

하지만 전함의 앞에는 왠지 콩알 정도 크기의 초소형 함……아니 이 때 이미 파악해 버렸지만, 

그냥 어선이 우왕좌왕하고 있을 뿐이었다. 

본래 방어할 목적의 호위 함도 없고 보급함도 없다.

어선에 타고 있는 사람의 그림자를 보면 황국의 마법사 부대의 제복을 슬쩍 확인했다.

귀중한 마법사를 이렇게 활용한다는 것은 제국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전법이다.
 
"주변의 정보를 다시 모으도록 ㅎ라, 저것은 미끼이며 적 함대가 어딘가에 숨어 있지 않은지 

이 잡듯이 찾는 것이다"
 
"그것이 벌써 몇번이나 조사하고 있지만, 역시 아무리 찾아도 없습니다 "

주변의 함에서 음성 통신 교환을 실시한 결과 적함이 반경 8km권 내에 없음을 확인하면, 

이것은 무엇인가, 가리온은 깊은 생각에 잠긴다. 

이 시점에서는 아직 세실리아의 별동대는 탐색 범위 내에 들어오지 못 했다. 

설마 우리의 함대를 그 정도의 어중이 떠중이로 멈출 수 있다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을 것이다. 

분명히 소형 선박은 기동력에서 우수하다. 

급선회로 적의 함을 순식간에 포위한 뒤 집중공격으로로 격침하는 방법은, 가리온도 여러 차례 

직접 사용한 방법이다. 

하지만 그 작전이 빛을 발했던 것은 적의 수가 압도적으로 적고 산개하고 있을 때 뿐이다. 

마법사의 수 또한 상황을 역전시키지는 못한다. 

130척의 대함대가 만들어 내는 방어 마법 상대로 잔챙이들이 모여 공격을 한다 해도

선체에 상처 하나 내는 것도 실현되지 않는다.

이들만큼 강력한 마법을 쓰는 것은 적의 기함으로 생각되는 전함 한척 뿐, 

다른 배는 주위를 떠돌고 있을 뿐이다.

혹시 소형 선박이 같은 위력의 마법을 사용했다면 분명 접근하는 동시에 공격했을 것이다.

그러지 않다면, 반드시 이 배치에 뭔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지만 의도는 아무래도 파악하지 못했다.

적의 정찰대를 격퇴한 뒤 이미 적 함대와의 거리는 6km정도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아직 마법의 사거리에는 들지 않지만 수십분 뒤면 본격적으로 마법의 공격을 받게 된다. 

물론, 공격할 생각은 세실리아게 1밀리도 없었지만.
 
"예상대로 번개 탄을 쓰더군요……"

대함대의 위치는 곧 들통나지만 수적 우세성이 있다. 

강력한 공격이라는 변수가 있으면 그들은 반드시 해역을 비출 것이라는 게 세실리아의 견해였다. 

본래 불리하게 작용하는 모습을 비춘다는 행위는 이번 해전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렇다고 이쪽에서 자율적으로 모습을 노출시키기 위해 번개 탄을 쐈다간 분명히 뭔가 꿍꿍이가 있다

라고 공언하는 듯한 늬양스인데다 사용하는 마력도 적지 않아 가능하면 적이 사용하기 바랬다.
 
"그러나 대포의 위력을 가지고도 방어 마법을 뚫지 못하다니"

로웰은 그렇게 말하지만 세실리아에게 그것은 예상의 범주이다. 

대포 1대로 뚫릴거 같은 방어 마법이라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100문에 가까운 수로 포위하고 접근해 집중 포화하면 가능성이 있지만

대포는 양산할 수 없기 때문에 무의미 하다.

산발적으로 쏘던 대포는 가끔 적의 전방에 펼쳐져 있는 방어 마법을 깎는 정도로 딱 좋았다.

어디까지나 적이 흩어지면 꿰뚫을 수도 있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도 족하니까.
 
"지금쯤 건너편에선 이 어선을 보고 필시 놀랐겠지요?"

게다가 세실리아는 이미 손을 쓰고 있었다. 

그것이 이 대량의 어선이었다. 

해전은 마법사의 수가 화력. 

그 전제라고 작은 배는 짐덩이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상대의 지휘관이 유능하면 유능할수록 뭔가 흑막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전력을 분석하고 적이 취한 작전을 끝까지 깊이 생각한다. 

그것이 지휘관에게 요구되는 재치이다. 

그렇다면, 그것을 이용하지 않을 수 없다.
 
"음성 통신의 결점은 마법을 전방위로 발산하는 것이에요."
 
"……네?"

세실리아의 말에 로웰이 고개를 갸웃하지만 세실리아는 약간 짓궂은 미소를 띄우며 

상세히 설명하려 하지 않는다.
 
"음성 통신을 실시합니다, 로웰씨, 함께 오세요"

통신을 할 때에는 외부의 소리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조용한 장소에서 실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세실리아는 로웰을 데리고 선장실로 사라진다.
 
"그래서 다음엔 무엇을 하실 생각이십니까?"

단둘의 실내에서 로웰이 말한 의문에 세실리아는 상냥하게 웃어 넘기어 말했다.
 
"좀 더 장단에 맞춰줘 볼까요?"



 
가리온은 방안을 내놓는 행위를 수없이 반복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수많은 해전을 경험한 그에게도 황국의 의도는 읽지 못한 것이다.

이 포진에는 뭔가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한번 생각하면 천성인지 멈출 수 없다.

거기에 갑자기 음성 통신의 보고를 알리는 부하의 목소리가 들렸다.
 
"가리온님, 정찰대 후방부 디아이아호의 함장, 듀발의 음성 통신입니다"

듀발이라면 함대의 후위를 맡고 있는 아직 젊은 귀족이다. 

방금 후방의 정찰을 맡긴 것이지만, 무언가 찾아냈을까? 라고 생각하며 통신을 받았다.

"가, 가리 온님……"

긴장 때문인지 듀발의 목소리는 약간 떨림을 동반하는 듯했다. 

젊은 만큼 실전 경험도 아직 부족한 것이라고 추측을 하며 잔잔하게 되묻는다.

이럴 때 상당히 긴장한 상대에게 날을 세워도 서로에게는 플러스는 안 된다.

"무슨 일인가 듀발. 뭔가 발견했나?"

"그게 아니라 제국 천황으로부터 입전(入電)이 있어서……아무래도 상국이 제국에게

"황국의 토벌에 가담하고 싶다" 는 뜻을 전해와서, 현재 황국의 함대와 상국의 토벌대가 

황국 인근 해역에서 교전하고 있다는 확실한 정보가 도착했습니다"

듀발의 말에 가리온은 감탄을 연발한다.

(황국이 상국과 해전이라고?황국과 상국ㅇ; 교전 중에 있다면 다시 없는 최선의 기회 아닌가)

예전의 전쟁에서 상국이 약한 황국을 상대로 지역 하나를 점령하고 해방구 가로챘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있을수 없는 얘기라고 하기엔 눈앞에 떠오르는 그 군함의 의도도 들어맞는 기분이다. 

상식 밖의 지저분한 함대에 뭔가 비책을 준비했다고 생각했지만 엉뚱한 오해이다. 

그 착각이 상대의 의도였던 것이다.

짧은 위로의 말을 한 뒤 통신을 끊자 이미 그의 눈동자에 방황은 없었다. 

거기에 다시 부하의 목소리가 울린다.
 
"함장! 적 어선 3척이 이쪽으로 진행 중입니다"

3척……? 조작을 잘못한건가? 황국의 해군은 단련이 부족하다고 한다.

에이, 별달리 생각하지 말자. 이것도 적의 심리 작전의 하나에 틀림 없다. 

우리의 함대는 질도 양도 훨씬 위다. 두려워할 이유 등 어디에도 없다!
 
"공격 마법사 부대에 전령! 광역의 화염계열 마법을 사용한다. 

향후 질풍신뢰의 마법으로 적 본토를 공격해 파도에 흔들리게 하는 등 마법을 아낌없이 쏟아부어라!"
 
" 알겠습니다. 각 공격 마법사 부대에 전령, 광역 화염 계열 마술을 사용하고, 

단체 마법을 아낌없이 쏟아 부어라!"

전령은 정해진 순서대로 마름모꼴로 밀집한 대형 가운데 벽을 형성하고 있는 함을 이어 

공격 전용의 마법사 부대로 신속히 전달되어 간다.

광역 화염 계열 마법의 위력은 낮지만 돛대나 돛, 갑판을 태우에는 알맞은 마법이다.

무엇보다 조각배에 몇개의 바람의 창을 박는거 보다 훨씬 마력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50척 정도의 연합 함대를 끌고 올까 했는데, 하인과의 싸움이었던건가?... 실망하게 하는군"






 
" 훌륭합니다, 로웰"

세실리아는 그렇게 말한 뒤 몇번 손벽을 쳤고 로웰은 심기가 분편한 듯한 푸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세실리아님, 적어도 사전에 협의를 하세요! 갑자기 적장의 이름과 함장의 이름을 대며 

황국과 상국이 전투를 벌이고 있다는 것을  보고하라니 엉뚱한 것도 정도가 있죠!"

어느 때보다 목소리를 높이며 로웰이 울부짖는다. 

그러나 적장과 로웰이 댄 함장의 이름이 밝혀진 것은 적의 통신의 감청 해석을 실시한 방금이니

협의할 시간도 없었다.

암호 마니아인 덕이라며 버젓하게 선언하고 싶었지만, 음성 통신은 대부분 암호화되지도 않은, 

마력의 파장을 조절만 하면 제멋대로 감청할 수 있는 부실사였다.

마찬가지로 파장만 맞추면 제멋대로 통신을 연결할 수 있다.

하지만 파장을 맞추는 것 자체가 상상에 의한 보정을 실시할 수 있는 세실리아 밖에 할 수 없는

일이다.

황국과 상국이 전투중이라는 것은 물론 새빨간 거짓말이다.

고민하는 인간이라는 것은 그 대답의 열쇠를 앞에 쥐어주면 의심 없이 쉽게 달려든다. 

비유할것도 없이 이 가리온처럼.

"분대는 전속력으로 적 기함에 보내고! 마법사 부대는 조작의 준비를! 여기가 고비입니다. 

전원 배치에 들어가 주세요!"

이쪽이 미끼, 어중이 떠중이들의 모임으로 판단되면 그가 취할 행동은 단 하나. 

어떤 근심도 없이 다수의 폭력에 의한 강행 정면 돌파이다.

전방을 보면 돌격시킨 어선의 1호에서 3호에 광역의 화염 마법이 전개됐다.

기름을 스며들게 한 돛과 흑색 화약을 뿌린 선체가 걷잡을 수 없이 성대한 불 기둥을 올리고 타버린다.

화약은 압착되지 않아서 불이 붙게되면 화염만 커질 뿐 연소제 역활 밖에 하지 않았다.

돛을 잃은 배는 나아가지도 못하고 걷잡을 수 없이 타올라 끝에는 폐재를 바다에 떠올릴 뿐인 존재로 

변하고 만다.
 
"모범 답안이네. 이걸로 걱정도 사라졌어"

불타는 나무판자로 전락해버린 배의 잔해를 보며 세실리아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적 함대에서 보면 동남 서남에 배치했던 분대는 크게 움직이면서 이미 제국 함대에 잡히는 시기이다.

그러나 그들은 세실리아의 계획대로 속도를 줄이지도, 함대를 나누지도 않았다. 

우직한 직진이 최선의 선택 사항임은 본래 잘못되지 않았으니까.

감싸듯이 전개하려는 배도 멀리서 보면 거의 전부가 어선으로 보인다.

갈리온에게는 다가오는는 함이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처럼 비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해류를 타고 있는 적의 함대는 분대보다는 이동 속도가빠 충분히 앞에 펼쳐진 어선을 

대비할시간이 있다고 생각했다.

반면에 진열된 말은 이미 배치를 갖추고 몇 기사에서 완전한 외통수를 치는 일에 제국 함대가 

거부할 일도 없다.
 
"전 함대에 고함. 지금부터 적함대의 섬멸을 실시합니다. 전속력으로 적 기함으로 돌진하세요!"

세실리아의 신호와 함께 어선에 쳐진 돛을 향해서 마법으로 바람을 보내자, 

각각의 배가 느리지만 추진력을 얻기 시작한다.

이윽고 적 함대와 1km거리까지 다가가자 역시 광역 화염 마법을 전개하는 배에 

불을 붙인다.

앞의 예에 어긋나지 않고 배는 불타오르기는 하지만, 방금 전과 달리 기름을 배에 두른 것도 아니고

화약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연소 속도는 느린 것이다.

하지만 어선의 뱃머리 부분에는 이번에는 압착해 폭약화한 흑색 화약이 대량으로 들어있어 

불이 이르 것으로 폭발하는 시한 폭탄이 되어 있었다.

돛이 타들어가는 것도 세실리아의 상정 범위 내다. 

차라리 그러지 않으면 시한 폭탄도 될 수 없다.

돛에 바람을 날리던 마법사가 돛의 상실을 확인하자마자 이번에는 어선에 장착된 

보조 로켓을 향해서 마력을 보낸다.

1척에 붙어있는 부스터는 2개. 

물을 끓이는 마법 도구는 4개씩. 

그리고 원격 조작이 가능하 키잡이가 참여해 9명으로 1척을 움직이는 구조다.

시동을 시작한 부스터가 돌발적인 추진력을 창출하자 돛이 없어도 서서히 속도를 올리며 

아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적을 향하여 돌진한다.

격침되는 것도 없이 1척의 배가 적의 방어 마법에 꽂혔다. 

다소 늦게 불이 뱃머리에 이르는 굉음과함께 대폭발을 일으키자마자 전개된 방어 마법을 

대포 등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크게 때린다.

거기에 2척째가 3척째가 4척의 배가 줄줄이 꽂히며 폭파, 뜨겁게 달아올랐다.

세실리아가 발안한 작전 이름의 주인인 지크프리트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이 자리에 현현된다.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그는 용의 피를 받아 불사신이 되었지만 단 1점의 잎사귀만은 받지 못해

약점으로 남게 되었다.

이 작전의 약점도 마찬가지다. 단 한점의 잎을 간파하는 일. 

그러나 간파하지 못한다면 지크프리트는 결코 쓰러지지도 죽이지도 않는다.

작전은 심플한 것이 좋다. 

응어리에 미쳐서도 파산할 뿐이다.

적이 밀집하는 상황을 만들고 후에는 화염선으로 개량한 대량의 어선을 오로지 돌격시킨다.

단순하지만 이 세계의 해전의 상식에 있어서는 지크프리트와 같다고 평가해도 좋을 정도로, 

일말의 틈도 없다. 

아무튼 그들은 아무것도 모르니까.
 



 
"남동쪽 방향에 적의 함대를 새로 발견!"

적을 정찰 하던 병사가 언성을 높인다. 

방향과 거리를 역산해 봐도 해류를 탄 이 함대를 따라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남동쪽을 바라보자 똑같이 어선을 개조한 배가 전속으로 함대를 따라잡기 위해 

쩔쩔매는 모습으로 밖에비치지 않았다.
 
"바보들이어. 결국 니들의 수준은 거기까지다"

큭큭 웃음만 짓고는 갈리온은 진격한다. 

아까 다가온 어선은 마법에 의해서 어이 없이 활활 타버려, 지금은 이미 칙칙한 조각만을

남겼을 뿐이다.

바보들의 최후인가 생각하며 잔해를 보고는 냉소한다.

머리 한 구석에서 몹시 빨리 탔다는 사소한 의문을 갖기는 했으나 배를 소각하기로 생각한 뒤로는 

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

민간 어선은 원래 그런 것인가 밖에는 생각되지 않아, 갑자기 눈앞의 어선들이 전부 맹렬한 기세로 

타올랐을 이때에도 그의 여유는 무너지지 않았다.

다시금 광역 화염 마법에 의해서 배에 불이 붙어 돛이 타오르는 것을 보고 실소만 했을뿐. 

하지만 동력원인 돛을 잃은 배가 왠지 멈추질 않는다.
 
오히려 속도를 올리며 돌진해 오고 있다.

회피하기에 늦지 않음을 깨달았다만, 그래서 어쨌다는 것일까. 

짙은 방어 마법에 지켜지고 있는 그는 조금도 걱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활활 타는 어선이 방어 마법에 닿는 순간, 그것은 일어났다.

앞의 적 기함의 공격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농밀한 위력을 동반한 충격.

수천발의 화구 탄을 맞은 듯한 충격이 방어 마법을 먹이처럼 차례대로 집어삼켜갔다. 

첫 공격을 어떻게든 버텼지만 방어 마법을 관통해 도달한 진동에 의해서 쓰러진 몸을 일으키자

연속해서 한발, 두발 엄청난 충격이 다가온다.

다시 방어 마법이 크게 도려지고 엄청난 두께를 자랑하던 방어층이 몇초 안에 얇아지고 말았다.

"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냐?! 앞으로 전진해 있는 함과 즉시 연락을 취해라!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다!"

기함은 함대의 두뇌이며 생명선이다. 통솔이 없는 함대 등은 오합지졸이라고 해도 좋은것이니까.

자연, 가리온이 타고 있는 기함의 위치는 밀집 대형의 안쪽, 중앙으로 배치돼어 있었다.

전방에서 일어나고 있는 무언가를 직접 보진 못하고, 초조하게 지시를 보낸다.

음성 통신이 연결되자 절박한 함장의 비명 같은 목소리가 흘렀다.

 "이쪽 전위 돌격 부대! 맨 앞줄에서 적함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ㄷ……선수의 일부가 

무너져 버렸는데 공격 수단은 불명이지만, 강력한 불 속성 마법 같아요! 녀석들, 불이 붙어 불타고 있는

와중에속도를 올려 돌진합니다…… 의도를 전혀 모르겠습니다! 저건!"

"통신이 단절되었습니다"

순간 통신에서 무심코 귀을 막을 정도의 굉음이 울리자 그만 통신은 단절되어 버렸다. 

몇번 연락해 봐도 조금도 대답은 돌아오지 않자 가리 온 은 더욱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전방에 방어 마법을 집중하라! 각 공격 마법사의 가운데 적 함영 정면 이외의 마법사도 

방어에 참여하라! 더 이상 피해를 키우지 않도록 전부 방어마법에 치중한다!"

이 시대의 해전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배를 지키며 이기느냐이다.

양산할 수 없는 대형 함은 1척을 잃는 것만으로 큰 손실이다. 

그것에 갈리는온을 생각한 것은 해상 봉쇄다.

함 수가 줄어드는 것은 아무래도 피하고 싶은 선택 사항의 하나이다.

만약 여기서 그가 폭약을 실은 화염배에 방어를 포기하고 견고한 수비인 밀집 대형을 풀어 산개해 

각개 격파에 나서면 흐름는 크게 뒤바뀌었음에는 틀림 없다.

경험과 상식을 모두 뒤집어 대응할 만큼의 기량을 그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함장! 남서, 남동쪽에 있던 적 함대가 속도를 내며 덮쳐오고 있습니다. 

일부는 해류를 타고 추격해서 우리의 바로 뒤를 뺏겼어요. 

대체 어떻게 된 속도인지…… 녀석들 이 함의 뒤쪽을 가까운 속도로 진행합니다!"

따라잡을 수 있을 정도의 거리를 굳히고 있던 간이함대가 간이 부스터를 발동시키며 맹렬히 추격한다.

이제 곧,  간이 함대는 전 방위에서 돌격할 것이다.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함영의 그림자를 향해 마법사들은 사전에 명령받은 대로 

광역 화염 마법으로 불의 비를 내린다. 

그것이 스스로의 목을 조르는 것이 되는 줄도 모르고.

정보를 수집하는 중에서 가리온은 배가 불타고도 배의 속도가 느려지기는 커녕 빨라지고 있는 것, 

방어 마법을 걸친 함대에 접하면 곧바로 발동하는 공격 마법인 것을 알아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 짧은 시간에 정보를 정리한 가리온의 솜씨는 나쁘지 않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불을 붙이는 것으로 발동 요건을 충족시킨다는 것까지는 몰랐다.
 
"자폭 마법이라도 되는 것인가…… 이런 마법이 존재했을 줄은"

혼란과 흑색 화약의 폭발로 인한 다량의 흰 연기로 인해 이 거리까지 다가왔음에도

배에 타고 있는 것이 짚 인형이라는  것을 누구 한사람 눈치해거나 깨닳을 정도의 여유가 없었다. 

그것을 발동까지 시간은 걸리는데 비해 거리가 짧아 자폭할 수밖에 없는 대신 

위력이 압도적으로 높은 마법이라고 착각한 것이다.
 
"전함에 고한다! 적의 배에 구멍을 뚫고 수몰시켜라! 반복한다! 바람의 창으로 벌집을 내 버려라!"

그가 취한 선택은 우연히도 최선의 선택 사항 중 하나였다.

물에 젖은 흑색 화약은 폭발하지 않는다. 

만약 선체에 구멍이 뚫려 침수하면 화력은 급감하겠지만 너무 늦은 것이다.

이미 밀집 대형을 취하고 있느 함대의 주위에는 흰 연기가 산발적으로 피어 올라 

시야를 어둡게 하고 있다. 

차례로 덮친 어선이 폭발할 때마다 연기가 짙어져 바로 달려오는 어선을 조준하기 어렵게 

되어 버린 것이다.

이 해역의 풍향은 제국 쪽으로 분다. 

그것은 전방에서 발생한 연기가 함대를 덮는 것을 의미했다.

물론 이것도 세실리아의 의도. 

흑색 화약의 폭발로 발생하는 연기에는 또 다른 사용법이 있다.

바람으로 연기를 날려보내려고 해도 확산되는 범위가 너무 넓어서 연기를 제거하기가 힘들다. 

전방의 함대에서는 이제 숨 쉬기도 어려울 정도의 초연에 휩싸여 정신을 잃는 사람도 있었다. 

초연 속에는 황화 수소가 포함되어 있어 짙은 연기를 몇 차례 마시면 폐의 산소 분압이 저하돼

호흡 마비를 일으켜 혼수 상태로 만든다.

폭발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의 외에도 연기에 의한 피해로 전방의 함대에서 공격 마법을 쓰던 

마법사의 대부분이 쓰러지지 않더라도 마법을 못쓰게 될 정도의 차질이 확산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세실리아의 맹추격은 끝나지 않는다. 

아직 단 30척 분량의 어선밖에 돌격하지 않았으니까. 

나머지 30척과 좌우에서 치닫는 80척은 이제 코앞에 닥치고 있다.

흰 연기를 틈탄 소형 어선을 바람의 창으로 격침한 것은 불과 10척도 되지 않았다.

전방에 방어 마법이 집중됐던 만큼, 좌우 및 후방의 방어는 분명히 허술했다. 

장소에 따라서는 어선만 방어 마법을 뚫고 마치 흉학한 상어가 물어뜯듯 함대를 향해 폭발한다.

발생한 충격이 돛에 담긴 마스트를 부수고, 날아간 갑판의 부서진 파편이 서 있는 인간에게 

산탄처럼 덮치며 온통 피의 안개를 뿌린다.

함대의 외곽선은 이미 기능을 완전히 잃었고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어선에 인근 함의 함장의 

얼굴은 푸르게 물들여졌다.

미친 듯이 바람의 창을 남발하자 몇몇은 어떻게든 격추되어 선체는 배명을 지르며 두공강이 나

부서져 버렸지만 뱃머리 까지는 어찌하진 못했다.

당황한 그들은 알아채지 못한다. 

지크프리트는 약점을 노리지 않는 한 결코 죽지 않는 것을.

뱃머리에 닿은 불길이 흑색 화약을 태우기까지의 짧은 시간동안 함의 격침을 즐거워하던 

십여명의 인간들은 일제히 의식을 잃고는 다시 깨어날 수 없었다.

가리온은 전해지는 정보에 아연할 수 밖에 없었다. 

고작 어선에, 그가 이끄는 함대는 전대 미문의 위기에 처했으니.

이미 연락이 안 되는 함은 20여척에 이른다. 

상황을 이해하지 않고 연락을 취하려는 내부 함도 많아 그 자신 무엇이 어떻게 되는지 

이해가 따라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해전에 지고 있다는 것 만큼은 분명하다. 

철수도 불가피한, 한번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판단한 그는 즉시 지시를 내려보지만, 역시 뭐든

너무 늦었다. 

세실리아의 불배는 이미 그의 함대의 외각 모든 것을 진작에 항행 불능 상태에 빠뜨리고 있다. 

밀집대형의 약점은 밖의 함대가 움직일 수 없게 되면 안쪽 함대가 관으로 변하는 것. 

그러므로 그들은 결코 공격을 받지 않도록 완강한 방어를 한다. 

그것이 설마 한순간에 전부 와해시킨다는 등은 도대체 누가 상상할 수 있겠는가?

도망 갈 길은 없었다. 

다가오는 불길을 전력으로 멈추기 밖에 못하는 것을 깨닫자 정확하게 지시를 날린다. 

결말을 알고 있는 위치에서 보면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안쪽에 있는 상황에서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밖의  함대 주변에서는"바다 자체"가 불타고 있는 것을.





"해면에 기름이 일고 있습니다. 불타오르는 것을 확인하셨나요? 곧 준비가 완료됩니다"

전령병이 갑판에서 타오르는 불길을 보고 있는 세실리아에게 고한다. 

어선에 싣고  있었던 것은 흑색 화약뿐만 아니라 뚜껑을 연 목제의 통도 태우고 있었다. 

배가 폭발하자 마자 가라앉든지 하면 대량의 기름이 수면에 퍼지고, 

이윽고는 인화 하여 바다 자체가 불길에 휩싸인다.

눈 앞의 함대가 있었을 터의 공간에는 큰 불길이 타오르며 번개탄 대신 밤의 바다를 밝히고 있다.

마지막 어선이 함대에 돌격하지만 역시 안쪽의 기함에게까지 피해를 미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세실리아는 바다에 불을 뿌렸다.

지금 저 함대의 바깥에서는 광범위한 연소에 의한 방대한 상승 기류가 발생하고 있다.

뒤에 그것에 조금만 세공을 하면 불길은 또 다른 형태로 모습을 바꾸는 것이다. 

바로 삼각형의 정점의 위치에 있는 3개의 군함에 탄 마법사가 마지막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바람을 만들어 낸다.

삼각형의 정점은 왼쪽을 향해서 왼쪽 아래는 하단에 돌리고 하단은 정점을 향해서.

빙글빙글 회전하듯 빠지는 바람은 중앙의 열원이 만들어 내는 엄청난 상승 기류에 빨려 들며 

소용돌이 치다가 드디어 제어 불능인 화재 돌풍으로 성장했다. 

이렇게 되면 이제 그 누구도 불길을 멈출 수 없다.

회전하는 상승 기류는 그 자체가 공기를 부지런히 마시며 뱃속에 들어간 불쌍한 희생자를 

구울 때까지 영원히 춤춘다.

하늘 높이 타오르는 불 기둥은 마치 지크프리트와 적대한 용 같기도 했다.

휘말리지 않도록 거리를 두면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없다.

쇠조차 녹일 정도의 열량을 띤 토네이도가 모든 것을 삼키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저기, 알아?)

세실리아의 마음 속에서 누군가가 이상하게 묻는다.
 
(그 불 속에는 도대체 몇명이 있었을까)

― 몰라 ―

마치 그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세실리아는 묻는 목소리에 답했다.

목소리는 그것을 비웃듯 계속한다.
 
(이제 곧 마법은 풀릴꺼야. 뭐, 네가 한 것은 옳은 일이야. 정의를 관철한 거야, 

마음껏 자랑해도 좋아. 누군가의 피와 살 위에서..)
 



마법은 풀렸다.



 
세실리아가 자신에게 계속 사용한 두려움을 누르는 마법. 

왜냐면 그것이 없으면 파문의 마법은 쓸 수 없다. 

마법을 쓸 수 없다면 이 작전을 성공시킬 수도 없다.

그래서 그녀는 공포를 잊고 지휘하는, 결과적으로 마치 그것이 즐거운 일인 것처럼 미소마저 보이며 

몇 만이라는 대군을 조금의 사정도 없이 아주 어린애가 개미를 짓밟는 것처럼 생각하고 뭔가 

다른 더 인적 손실이 적은 해결 방법이 있었는지도 모른다는가능성을 전혀 고려하지도 않는 그저 

단순히 위협을 죽인다는 명목으로 자연의 맹위를 내던졌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이해하면서도 전혀 주저하지 못한 끔찍한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을

시체조차 남기지 않고 하얀 작은 재로 숯으로 바꿔버렸다.

그 모든 것을 공포의 감정을 되찾고 이해한다.

왜 사람은 두려워하는 것일까. 

무서워하는 것일까.

그것은 공포라는 것이 아주 소중한 감정이니까.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누군가를 상처 입힐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사람이 사람이기 때문에 

공포는 존재한다.

그것을 버리면 어떻게 될지, 세실리아는 몰랐다. 

눈앞의 소중한 것에, 혹은 격통과 사명 사이에서의 앞날을 위해 생각을 잊어 버렸다.

성채의 방어에서 인적 피해를 내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을 텐데, 문득 깨달으면 이룬 것은 

적의 완전 섬멸이다.

누구 하나 살아남지 못한다.

흔적조차 남지 않는다. 

완전 소실.

마음 속에서 누군가가 비웃는다.
 
(자, 너는 영웅이 되었다 자랑스럽게 외쳐도 좋아!)

그것이 자신의 마음을 지키기 위해서 만들어 낸 일시적인 감정을 제어하기 위한 

마음의 소리라는 것을 이해하고, 또한 거절하다.

싸움의 끝에 따른 것은 함성이 아니고 작은 소녀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듯한 비명이었다.
 
 
 
 
 
그 때, 제국의 원탁으로 피어는 배를 움켜잡 미친 듯이 웃고 있었다. 

앞에 앉은 귀족의 눈은 초조함을 감추지 않고 그를 째려보고 있지만 조금도 걱정하는 모습은 없다. 

그러나 가장 고급 의자에 앉은 제국 국왕은 딱 한번 테이블을 초조한 듯 두들겼다.
 
"잠자코 있어"

만인이 부들부들 떨 것 같은 노기와 살기마저 띤 소리에 피어도 일단은 웃음 소리를 죽였지만 

아직 어깨가 떨고 있다.

그가 웃은 것은 가리온이 이끌던 제국의 대함대가 섬멸된 것을 보고받았을때이다.

그것이 왜 재밌는지 아는 자는 이 자리에 없다.

미친 놈, 이라며 몇몇 귀족들이 중얼거리지만 피어는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다.
 
"보고에 의하면 황국은 10km 떨어진 곳에서 고 위력의 쇠 덩어리를 날리는 마법이라든가 

배를 거대한 불덩이에 바꾸는 마법을 활용 했다는 것입니다"

순간, 피어의 손이 보고하러 왔던 하급 귀족의 목을 가차 없이 잡아챘다. 

갑작스런 사태에 하급 귀족의 얼굴은 파랗게 물들고, 원탁에 앉아 귀족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더 자세히 말해"

차고 날카로운 목소리 속에는 아까 미친 듯이 웃고 있던 인물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이윽고 모든 것을 들은 뒤 내던지듯 풀어준 하급 귀족이 땅을 구르는 것에는 신경을 쓰는 기색 없이 

국왕 옆으로 걸어가 양손을 책상에 내팽개치면서 방금 전과 다름 없는, 몸이 얼어붙을 것 같은 

목청으로 국왕으로 명령한다.
 
"그것은 화약이다. 아무래도 황국에는 나랑 비슷한 녀석이 있는거 같군.

전력으로 이번의 지휘관과, 작전의 입안자가 누구였는지, 최근 비정상적인 전력으로

전세를 뒤집던 녀석이 없는지 정보를 모아 내게 보고해라"

제국의 공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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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 머리아퍼 ;ㅅ ;



그나저나 퇴근후 + 휴일에 간간히 손대봤는데 이렇게까지나 오래 걸릴줄은 ..

하루에 한줄 하는것도 힘들고 지치네요 ; ㅅ; 힝..

( 다음편은 언젠가.. 뵙도록 하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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