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감각
작가 : 森乃ケイ
번역 : 비크비크 :)
인트로
2
"그런 곳에서 뭐 했어?"
"........"
소녀를 데리고, 히로토는 패밀리 레스토랑에 와 있었다.
음료 바를 두고 마주 보고 앉아 있다.
서로 주문은 마쳤지만 요리는 아직 오지 않았다.
히로토의 첫 헌팅에 감쪽같이 걸린 소녀는 "토오루" 라고 밝혔다.
주문 때와 이름을 고한 것 외에는 이렇게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히로토는 그것을 긴장 혹은 수줍음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토오루에게는 다른 사정이 있었다.
( 여자 말투로 말할 수 없어... )
그런 어조로 말하면 의아함을 받지 않고 끝날거라는건 알지만,
사실대로 말하면, 떨쳐 버리지 못했다.
나는 남자인 것이다.
남자의 멘탈을 유지한 상태에서 여자 말투를 입으로 낸다는 것은, 특히 벽이 높았다.
그렇다고 여자의 모습으로 여자말투를 쓴다는 것도 묘한 부끄러움이 있었다.
위화감 있게 행동하고 두드러진다는 것은 사춘기의 소녀, 아니 소년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것이다.
"미안해 갑자기 말을 걸어서. 성가셨지"
자조 섞이게 말하는 히로토를 보고, 토오루는 당황했다.
오히려 기쁜 것이다.
아무도 자신을 모르는 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말을건넨 사람이니까.
"아니, 그……그렇게, 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횡설수설하면서, 간신히 되받아 친다.
"역시"
"네?"
"이야기할 때의 목소리도 귀엽네"
활짝 웃고 그런 소리를 한다.
이때 히로토에게는 설득하고 있다는 의식은 전혀 없다.
토오루는 두근- 해왔다.
"네? 네, 저, 갑자기 그런....."
여자로서 사랑을 운운한 것은 처음이었다.
당연하다.
여자가 된 것은 방금이니까.
그러나 그런 일을 말해 두근 해 버리는 사태는 우려해야 할 것이다.
나는 남자인 것이다.
"아까 노래도 너무 이뻣어"
파상 공격이다.
( 이건 혹시………… 넘어가고 있어 ? )
사정하는 않지만, 토오루의 반응은 당연하다.
히로토의 대사를 듣고 오해하지 말라는 것이 무리야.
토오루는 초조했다.
남자임을 털어놓는 게 낫지 않을까.
비록 믿지 않든. 괴짜 취급되더라도.
"아, 저!"
토오루의 말을 끊는듯이, 히로토의 핸드폰이 울렸다.
"아, 누나야. 잠깐 미안"
가볍게 토오루에게 사과하고, 히로토는 전화를 받았다.
심야인데.
싫은 예감이 히로토의 가슴을 스쳤다.
"여보세요"
"히로토군? 누나이지만"
"…………뭐야?"
"누나, 오늘 친구들과 마셨는데, 막차를 놓쳐 버려서…… 역까지 마중 와줘어어"
"에……지금?"
"응, 지금"
"음……"
예감이 적중했다.
이런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히로토는 혼자 살지만 누나가 사는 집은 멀지 않았다.
누나로서는 밤 놀이탓에 못 탔다 등을 부모님에게 말할 수 없어 차를 갖고 있는 히로토를
대리기사로 쓰는 일이 자주 있었다.
"좀 무리야. 지금 패밀리 레스토랑이고. 음식 아직 나오지 않았고"
"아아, 패밀리 레스토랑은 항상 그곳?"
"응"
"알았어. 그럼 누나가 지금 그쪽으로 갈께. 택시로 갈테니까! 지갑은 힘들겠지만!"
『 그럼 』
그 접속사는 무엇과 무엇이 연결된 것인가.
의문을 말하는 새도 없이 통화는 끊어졌다.
"아, 미안해 방치해서"
"아니, 별로…… 누나입니까?"
"응, 뭐, 그러지만…… 왠지 여기에 온다고 하네"
"네?"
토오루는 당황했다.
이런 시간에 전화를 해서 만나러 온다는 일은 뭔가 급한 용무라도 있는 것일까?
"아니, 일이 있으시다면 이만"
"야아, 딱히 일은 없어 아마. 이상한 사람이거든 우리 누나"
"하아"
"어떡하지? 나갈까. 밥은 아직 안나왔고"
번역하면 도망 가고 싶다는 것이었다.
"상관없지만, 누나는요?"
밥을 먹고 싶다.
역시 그것은 입에 담지 않았지만 어느 쪽인가 하면 토오루에게 있어서는 그게 중요했다.
이 몸이 된 후, 식사는 일체 먹지 않은 것이다.
"그렇게 만나고 싶진 않지만.. 왠지 집안 망신을 시키는 것 같아"
혼잣말처럼 히로토가 중얼거린다.
토오루는 생각했다.
역시 이곳은 자신이 벗어나야 할까.
방금 만나자마자 남자와 식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가족에게 소개된다는 것은
역시 기분이 나쁘다.
"그 역시 ─ ─"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요리가 나온다.
"…… 먹을까"
"........……예"
입맛에 굴복한것이었다.
"아까"
일찌감치 식사를 마치고, 히로토가 토오루에게 말을 걸었다.
"네?"
"뭔가 말을 꺼냈잖아, 전화가 걸려 왔을 때"
"아-……"
그렇다.
남자임을 밝히겠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넘어가고 있는 상황을 순간적으로 타개하려는 것일뿐
지금은 타이밍을 놓쳤다는 느낌이 들었다.
( 어떻게 할까…… )
그 때 여성 고객이 혼자 들어왔다.
"누나가 온 모양이군"
두 사람의 자리에 다가온다.
부드러운 분위기가 히로토를 많이 닮은 미인이었다.
"히로 군...혼자가 아니었구나"
"아니, 갑자기 전화 끊어서. 말할 틈이 없었어"
"저……처음 뵙겠습니다"
서로 소개했다.
히로토의 누나는 "아야" 라고 밝혔다.
히로토의 옆에 앉은 아야가 흥미 깊은 듯 토오루를 응시한다.
"그나저나 설마 그녀와 함께 있는 줄은 몰랐다 야"
(─ ─ 그녀?)
"아니, 아직 여자 친구 없다고"
(─ ─ 아직?)
"어머, 정말이야? 저기, 토오루 쨩이지? 미안해요, 왠지 방해해서"
(─ ─ 『 토오루 쨩 』? )
낯선 호칭이었다.
그러나 이는 반응해서는 안 되는 부분인 것이다.
여자에게 쨩으로 불리는 것은 별로 특별한 일이 아니다.
( 싫어도, 토오루쨩인데 ! 에? 토오루 쨩인가 ? )
토오루는 혼란했다.
"방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돌아가면 되잖아. 대체 뭐 하러 왔었어"
누나에 대해 스스럼없이 말을 하는 히로토를 보고, 토오루는 조금 히로토에 대한 인상을 수정했다.
의외로 어린 데도 있다.
"어머, 매정해. 지금부터 집에가도 아버지가 화를 낼 수 있으니까
히로군에게 재워 달라고 생각한 것인데. 그런데 이런 시간까지 여자를 데리고 돌아다닌 거야?"
"돌아다니지 않았어. 아까 만났을뿐……, 그러고 보니, 토오루는 왜 이런 시간에 그런 곳에
있던거야?"
이대로 이 호칭으로 정착할까?
어쨌든, 히로토의 의문은 당연했다.
주택가에서 조금 벗어난 거리를 어슬렁 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심야에 비어 있는 가게 등도 거의 없다.
오히려, 번화가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것이 자연스럽다.
"음……"
말이 막힌다.
그것을 설명하자면 자신에게 일어난 괴기 현상까지 설명하게 될 것 같다.
절대 믿지 않을꺼다.
"가출?"
아야가 물었다.
"가출, 이라고 할까…… 아니, 가출이라고 말하기도 뭐한게 ……"
아까부터 반 의도적으로 일인칭을 피해 말하고 있어 대화가 매우 서투르게 들린다.
"안 되. 부모님에게 걱정을 끼치면"
"누나가 할말이야?"
"네…… 그래도 돌아갈 집이 없다고 할까, 아니 있기는 하지만 이제 자신의 집이
없다고 할까……"
"음"
오해를 낳기엔 충분한 발언이었다.
"그럼 오늘은 어디에 머물 작정이었어?"
히로토가 물었다.
"넷 까페나……"
"뭐,……히로 군, 이 아이 재워 주면 어때?"
""에""
히로토와 토오루의 목소리가 겹쳤다.
"갑자기 무슨 소리야 누나"
"히로 군,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않니?"
"아니, 그건 생각하지만…… 그래도 그녀도 또한 곤란하지, 완전쌩판 남인 남자의 집에 묵다니"
"괜찮아, 오늘은 나도 묵으니까, 토오루한테 하룻밤만 어떻게?"
"그…… 그래도 히로토 씨가 귀찮으실테니……"
"난 괜찮지만……"
"거봐, 히로 군도 이렇게 말하고"
어떻게 해야 할까. 도올은 생각한다.
당초는 이렇게 된 원인만 알면 거기서 돌이키기 위한 실마리도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까 어머니와 만난 후로 생각한 가능성은 모두 무너져 버렸다.
집도 없이 내일을 살기도 어려운 이 상황에서 체면을 의식해서 사양해도 되는걸까?
현금도 그리 많지 않다.
하루라도 숙박비가 절감된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다는 거 아닌가.
아야도 묵는다는 것이라면 실수가 일어나는 일은 없겠지.
"그……그럼, 하룻만만 신세져도 될까요?"
"물론,요우 ! 환영이야"
"누나가 할말은 아닌데"
그렇게 됐다.
길에 편의점에 들러 1박 세트를 샀다.
그리고 여성 용품의 팬티 같은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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