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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끝의세계에서

끝의 세계에서 - 침공 (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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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의 세계에서
작가 : yuki
번역 : 비크비크 :)



침공-2-

"세실리아·노티스입니다. 탄생제의 축복때 뵙지 못해 죄송합니다"
 
"쓸대없는 말은 생략해도 되네. 노티스의 딸이여, 현재 상황은 이미 알고 있나?"

침착한, 그리고 관록 있는 목소리가 음향 장치에서 울려 퍼졌다.

확실히 그럴 상황이 아니라서 세실리아도 마음을 고쳐 잡았다.
 
"들었습니다. 현재 지원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그럴 필요 없다. 바로 왕도로 출발하도록"

무심코 어째서냐는 질문을 하려던 세실리아는 숨을 삼켰다.
 
"그러나 변경백로서의……"

어떻게든 마음을 고쳐먹고 유도리 있게 말을 이어가지만 역시나 막혀버렸다.
 
"그대는 아직 작다. 그 역할을 하는 것은 미래에 해도 좋다네. 적의 규모가 무려 2000이야.

선발대라곤 해도 그 수의 기사들을 저지하긴 힘들것이야"

왕 또한 적의 정체를 알아챘다.

그리고, 만일 상대가 충분히 훈련을 받은 왕국 기사의 잔당이라면 확실히 막는 것은

어려울지도 모른다.
 
"애초에 그곳에서 싸우는건 의미가 없어. 곧 국군을 움직여 요격 태세에 들어간다.

선발대는 그곳에서 막아낼 필요는 있겠지만 주인이 남아 있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세실리아에도 양보할 수 없는 것이 있었다. 달아나고 싶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하나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최근, 황국의 국군이 피릴 주변을 행군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뭔가 모르시나요?"
 
"그것이 사실인가? 기다려 보게, 서둘러 확인해 보도록 하지.

만약 원정 경기나 송영에 참여하는 군이거나, 혹은"

음성 통신에서는 희미하게 현재의 군 소재지를 정확히 조사하고 피릴 영지 내에 존재하는 국군과

연락하라는 명령이 새어 나왔다. 

하지만 그 말만으로 세실리아는 이해했다.

이는 국군일리가 없다고.

선발대의 지휘권은 국군, 국왕에게 있다.

교대 요원의 파견이 있었다면 최종 결정권은 왕에게 있는데, 그것을 왕은 몰랐다.
 
"들리나? 현재 피릴에 황군은 아무도 없다. 만약 보았다면 그것 또한 적일 가능성이 높아.

빨리 거기서 떠나도록 하세!"

흔들림 조차 허락되지 않을 왕의 목소리에 약간의 초조감이 배어간다.

그도 역시 배럴의 죽음을 완전히 극복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경솔함을 저주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래서 그나마 딸인 세실리아를 의회의 악평으로 부터 사면 하면서까지 지키려 했다.

세실리아를 변경백에서 내려야 한다는 의견은 수 많았다.

평소에는 서로 으르렁거리는 파벌까지도 이것만은 인정되지 않겠다며 강하게 의견을 전해 왔다.

그것을 전부 묵인한 것은 바로 왕 자신이다. 정치는 보통 수단으로는 안 된다.

비록 무능하긴 하나, 대귀족은 대귀족.

그들이 없으면 돌아가지 않는 부분이 나온다.

왕 혼자서 모든 것을 독단으로 결정할 수는 없었다.

때로는 백성들에게 불이익이 될 의견을 받아들여야 할 때도 있었다.

세실리아를 변경백으로 두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물어보면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작위 계승에 의한 경쟁력 저하, 제도 및 운영의 부패에 가장 쓴소리를 내고 있던 것은

그 자신이니까.

원래대로라면 세실리아에게 작위를 계승하지 않았어야 했다.

그렇게 했다면 힘 없는 자에게는 작위를 잇지 못하게 한다는 방침을

귀족들이 제시할 수 없었을 테니까.

하지만 그는 그것을 망설이지 않았다.

무능한 자에게도 작위 계승을 인정하는 것을 귀족에게 보여 버렸다.

유능한 귀족이 왕의 결정에 기대를 배신당한것 만큼 낙담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국군이 아니라면, 저것은 도대체 무엇이냐고 세실리아는 열심히 생각을 정리해 본다.

적, 아마도 국군의 잔당인 것은 확신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의 루트는 이곳 노티아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지 않아.

도대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일까.

생각해 보면 그들에는 모순이 많다.

신중하게 잠적을 했나 싶으면 별 은폐도 없이 모습을 드러내 대군이 황국의 국군으로 분장한 것에 비해

노티아에는 진군하지 않는 적.

피릴에 선발대가 있는 것은 알고있을 것이다.

피릴을 공격한다면 가능한 한 발견되지 않게 근접해 단숨에 함락하는 방법 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2000의 군사로 행군하지 않은 채, 더군다나 갑옷 등을 착용하지 않고 가벼운 차림으로

숲 속을 몇갈래로 세분한 부대로 가야 한다.

집합 등 언제든 가능하다.

보루 보다 훨씬 앞에서 부터 모습을 드러내며 발견해 달라는 듯이 잽싸게 모습을 드러낼 필요가 있을까?

갑자기 세실리아의 눈동자가 열렸다.

어쩌면 발견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인가……?

다시 한번 상황을 정리한다.

발견됨에 따라 무슨 일이 일어났지?

황국과의 관계 악화를 피하고 싶은 상국은 병사를 모아 토벌을 향했다.

그 병사들은 어디에서 온걸까?

주변의 병사들과 중요한 거점이었던 항구에서.

그녀의 머리 속에서 뭔가가 연결된 생각이 들었다.

나라의 국군은 노티아에 가려면 우회해야 한다.

그와 달리 그것들은 돌아가지 않고, 처음부터 노티아에는 관심이 없었어.
 
"로웰, 국군을 봤다는 편지를 보낸 마을의 위치와 시간을 바탕으로 이동 경로를 계산해줘! 서둘러!"

갑작스런 고함에 놀라면서도 로웰은 구보로 방을 나와서 서재로 달려갔다.

정리된 편지 속에서 국군의 목격에 관한 정보를 추출해 지도에 핀을 꽂아 간다.

그들은 피릴에 들어서자마자 바다를 목표로 북상, 전투 후에 해안 동쪽으로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들어난 경로를 보고는 로웰이 숨을 마신다.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은…… 상국의 중요 거점인 항구였다.
 
"세실리아님! 진군 예상 지점에는 상국에 있어 중요한 거점이 되는 항구가 있습니다!"

달려들던 로웰의 절규는 음성 통신을 통해 국왕에게 까지 들린 것 같다.

낮은 신음 소리가 희미하게 전달된다.
 
"하지만 그 항구의 병력은 1분대일 터. 그 가짜 국군의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격퇴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아니요. 지금상국은 그 항구의 병력으로 상국내에 나타난 2000군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규모를 움직였는지 모르겠지만 경우에 따라……"

상국들은 국내에 나타난 2000군을 황국 내에서 날뛰게 할 수는 없었다.

비록 항구의 방위력에 심각한 손상을 입는다고 해도 말이다.

그만큼 나라의 존재는 상국가에 있어서 커지고 있다.

2000의 군사는 미끼이다.

그들이 정말 노리는 것은 상국의 항구의 파괴.

황국군으로 분장한 군사들이 상국의 항구를 덮친 모양새로 무역으로 찾은 다른 나라의 사람들 앞에 

나타난다.

다른 나라도 자국 선박을 습격당하면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상국에는 수많은 상선이 드나들고 있지만 호위 함이 늘 따라 다니는 것은 아니다.

원래 배는 비싸고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이다.

민간 상선에 호위를 붙이는 나라가 있을리는 없었다.

게다가 비록 미연에 격퇴되도 상관 없을 것이다.

황국이 다른 나라와 함께 공격했다는 광경을 만들어 내는 일이 문제니까.

최악은, 주변국이 반 황국으로 굳어진 끝에 상국도 휩쓸려 진심으로 공격할 가능성은 제로가 아니다.

어쨌든 그들은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

지금은 아직 상국이 황국을 공격했다는 사실을 지어내기 싫어서 전력으로 군사를 움직이고 있지만

항구의 공격이 달성된 순간에 어떻게 굴러갈지는 예측 불능이다.

"미안하오. 왕으로서의 명령이오. 선발대는 가짜 국군에 대항한다.

피릴의 방위는 할 수가 없을 것이오. 지금 당장 포기하고 도망 가시오"

왕도 당연한 것처럼 그것을 알아챘다.

세실리아는 답변하지 않는다.

도망을 가면 목숨은 구하겠지만 국군이나 상국의 토벌군이 부딪칠 때 마을은 분명 불타오를 것이다.

밭도 마을도 모두 제로 변할것이다.

무엇보다 이 땅을 백성을 지키는 것도 못할것이다.
 
"선발대는 곧바로 가짜 국군에게 향하도록 해 주세요. 이미 위치는 파악하고 있으니까요.

저도 곧 준비에 들어갑니다"

세실리아는 왕을 향해 그렇게 말했다.

조사 길드에 의뢰했던 것은 국군의 추적 조사이다.

그것도 절대 들키지 않게는다는 조건으로.

어쩐지 수상하다고 생각하고, 최악의 상황까지 생각해 놓고 파악해 놓으려던 것이 공을 세웠다.

왕으로 조사원과의 연락 수단을 전하자 한순간 놀라면서도 잘했다고 웃었다.

동시에 서두르라고 충고도 한다.

그것을 마지막으로 통신은 딱 끊어졌다.
 
"세실리아님……"
 
"미안합니다. 로웰,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이 영지의 영주로서, 아버님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여기에 남겠습니다"

예상 했다는 듯이 로웰은 기막힌듯 손을 이마에 대고 못마땅한 얼굴을 한다.
 
"하지만...적의 수는 2000입니다. 이건 배럴님 때보다 훨씬 많습니다!

확실히 화약이라는 마법 도구의 위력도 대포라는 신병기의 위력도 보았습니다.

그렇지만, 역시 숫자는 힘입니다. 하물며 이 영지에는 30명 정도의 기사밖에 없어요!?

지금은 달아나야 합니다. 배럴들을 위하여 왕의 충고를 들어주세요"
 
"저에겐 이미 귀족의 긍지가 있어요. 변경백을 물려 받을 때 이미 결정한 일이니까"

로웰은 그것을 듣고, 이제 세실리아가 각오를 해 버린 것을 깨달았다.

그때 바렐와 똑같이.

아무리 설득을 해도 들을 성격이 아닌 것은 천성인것 같다는 것이다.

그것이 흐뭇한 점도 있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 
 
그렇다면, 로웰은 살짝 영창을 한다.

― 타일토 ―

그러나 로웰의 마법이 완성하는 것 보다 압도적으로 빠르게 세실리아는 주문을 영창 했다.

―"대상을 선택 바람으로 실행한다"―

영창한 것은 불과 3개.

세실리아의 상상에 의한 보정에 따라 로웰의 입에서 울리고 있었던 주문은 소리로 환원되지 않았다.

주문의 결점은 소리 내어 영창 하지 않으면 발동하지 않는 것.

다른 순서에 따라 상상의 보정을 하면 영창 아니더라도 발동하지만, 로웰은 그것을 알 수가 없다.

입을 생선처럼 뻐끔뻐끔 하고 소리가 안 나온다는 점을 알게 된 로웰은 한번 크게 들이쉬고, 

실력 행사로 주먹을 날린다.

그러나 그것 또한 세실리아가 만든 장벽에 의해 완전히 막혔다.

게다가 만들어진 장벽은 보통술사가 사용하는 경질의 그것이 아니라 때려도 주먹을 다치지 않을 정도의

탄력만 가지고 있었다.

로웰에 세실리아를 막을 방법 등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다.

넘어지는 로웰에게 세실리아는 곤란한 듯이 말을 걸었다.
 
"저기. 나는 별로 죽고 싶은 건 아니니까. 확실히 작전도 생각해 놓은게 있고,

한번 들어나 봐주실래요?"

놀란 듯 고개를 드는 로웰을 향해 세실리아는 즐겁게 고한다.
 
"이 작전은 2개의 베팅이 필요한데, 그 어느 쪽으로든 이기면 30명 만으로도 

이 땅을 지켜 낼 수 있어요"

마치 이미 승리를 확신하고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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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언제 싸우는건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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