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의 세계에서
작가 : yuki
번역 : 비크비크 :)
방어 준비
밤의 장막 아래에서 상국을 상대한 왕국의 잔당들은 보는 사람이 감탄의 소리를 낼 정도로
정연하게 계속 전진하고 있었다.
방금 상국병사 400명과의 전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피폐해진 모습과 손해는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상국은 처음엔 그들을 농민의 졸병으로 믿었다.
한 영지의 귀족과 모든 농민이 홀연히 자취를 감췄었다는 보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고작 농민 따위를 상대로 수에서 5배의 차이가 난다고 한들 기사와 마법사로 이루어진 군이
질 수가 없다.
그렇게 생각한 부대장은 변변한 작전도 세우지 않고 우직한 돌격을 감행했다.
만약 이것이 진정 농민의 무리 였다면 피해를 받지 않은 것은 상국 부대 쪽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그들은 왕국에서 정식 훈련을 쌓아 온 어엿한 기사와 마법사다.
이 세상에서 서로의 마법사와 기사의 실력에 차이가 없다고 가정할 경우
1.5배의 전력 차는 압승, 2배의 전력 차는 일방적인 유린으로 바뀐다.
마법과 검으로 하는 공격이라는 것은 마법에 의한 방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방어를 깨기 위해서는 방어에 드는 마력 이상으로 다수가 동시 공격을 가해야 하며,
다수의 공격에도 깨지 못한다면 마력이 다하여 살짝 스친 상처만큼의 마법밖에는 쓸 수 없게 된다.
하물며 400대 2000.
절망적이기 까지 한 수 차이는 일방적인 유린은 커녕 무참한 학살에 불과했다.
그들은 한명도 남김없이, 가도를 붉게 물들이는 연출의 일부분에 불과했던 것이다.
상국들은 이미 그들이 농민이 아닌, 더 말하자면 국군의 잔당인 것도 알고 있다.
상국에서 무엇보다 이익이 요구되는 부분이 적잖이 발생했다.
나라를 운영하는 길드의 우두머리들은 누구나 타고난 장사꾼으라 이익의 계산에만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니까.
그중에는 불법 수단에 의해 이익을 내는 무리들도 적지 않다.
과거에 상국으로 뒤섞여 온 왕국의 난민이 있는 것 자체는 그들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을 모두 검거하려면 사람도 시간도 무엇보다 돈도 든다.
그리고, 그들이 상국에 정착한다는 것은 상국내의 소비도 올라 결과적으로 유통을 원활하게 하는 일에도
이어진다.
이익이라는 숫자로 사물을 생각한 그들은 왕국이 전쟁에서 진 상태에서도 더욱더 포기하지 않고
군사를 늘리고 있었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다.
군을 집결시킨다는 것은 지독하게 복잡한 작업이기도 하다.
적에게 너무 가까이 있어서는 거꾸로 되돌아갈 때 큰 손실을 입고 너무 멀어서는 따라잡지 못한다.
진군 속도도 부대의 인원과 사기, 기후 때문에 제각각 완전 무결한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
거점으로 방어가 할 수 있는 지점을 선택하는 그곳에 전 병력을 집합시켜 토벌에 나선 것은 방안으로는
냉정하고 나무랄 데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압도적으로 늦은 것도 사실이다.
그들을 준비한 군사는 대략 2500.
수에서는 유리했지만 압승까지는 이르지 못했고, 중상을 입으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묘한 수치다.
중요한 항구에서도 상당한 규모의 군사를 모으고 있다.
신중하게 진행하는 것도 무리도 없었다.
이미 2000의 군사가 피릴에 도달하는 것은 방치 할 수 없다.
도달까지의 예측 시간은 대략 6일.
반면 상국의 추격대가 피릴에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무려 8일.
그 이틀을 피릴의 보루가 버텨 주지 못한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그러나 피릴의 부대는 선발대뿐이다.
방어를 맡은 변경백은 아직 어리고 어려 갈팡질팡하는 것밖에 못할거라고 몫국은 생각했다.
"서두르자구! 속도를 조금 올리고 일정 속도로 진행하는 것이다!"
심야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가벼운 차림의 기사들은 하나같이 긴장한 표정으로 앞을 서둘렀다.
그들의 볼에 툭하고 물방울이 떨어졌다.
오늘 밤은 달이 보이지 않는다.
두꺼운 구름은 비 구름인듯 쏟아지는 물방울의 수는 속속 늘어나고 있었다.
"제길... 날씨까지 방해를 하는가"
기사들에게 격려와 노호를 계속 보냈던 기사단의 대장이 한스럽다는 듯이 하늘을 노려본다.
비는 비웃듯이 기세를 더해 갔다.
"바로 스승에게 연락을. 밤입니다만 저에게 한 것처럼 두드려 깨워 주세요"
온후한 세실리아 치고는 약간 짓궂은 말에 로웰도 아까의 행동을 후회했다.
그도 갑작스런 사태에 완전히 넋을 잃고 과거 생활력이 나쁜 배럴을 깨우듯이 전력으로
흔들어 버린 것이다.
"죄, 죄송합니다. 그런데 스승에게 무엇을 의뢰하시려는 겁니까?"
거기서 곧장 화제를 바꾼다.
세실리아도 약간 간격을 두고 작은 한숨을 내쉬며 평소 분위기로 돌아갔다.
"다음은 좀 더 부드럽게 부탁 드립니다……. 적의 진군 속도로 미루어 이 피릴에 도착하는 시간은
6일이라고 말했어요.
여유를 둔다고 해도 5일, 이시타르에서 역마를 사용해 마차를 사용하지 않고 말만으로 밤낮을
전력으로 날리면 무려 2일.
그 3일 안에 가능한 한 양산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세실리아는 그렇게 말하며 한장의 종이를 로웰에게 보여 준다.
"이것은……대포에 사용 탄환인 거죠? 그것과는 형태가 다른 듯한 생각이 듭니다"
"달라요. 대포의 탄환은 50정도. 적의 사정권에 들어가는 것은 5문 정도로
복잡한 지형도 있고 보루와 비교적 가까워요.
거기에서 부터 쏜다고 해도 성채에 도착하기까지는 2-3발의 재장전 밖에는 할 수가 없어요.
실제로 사용하더라도 30발이면 충분할 겁니다.
선발대를 사용해 가능하다면 후방의 마법사들에 대해 유효한 공격을 할 수 도 있는데,
30발 정도로는 소용 없을 겁니다. 그들을 교란할 수단을 따로 만들지 않으면 안되요.
그것은 위한……무기입니다. 별로 동원하고 싶지는 않았지만요"
그렇게 한번 세실리아는 눈길을 끌었다.
그녀가 만들고 있는 무기는 지구에서도 과거에서 부터 수없이 사용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활약과 같거나 그 이상으로 비극을 만들어 나가는 싫어하던 무기였다.
그래도, 라며 세실리아는 결의한다.
피릴을 지키겠다고 마음먹은 것이다.
뭔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지식이 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그들을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래, 이런 한밤 중에……"
어느 때보다 기분이 나쁜 듯한 스승의 쉰 목소리가 음성 통신에서 들려 왔다.
음성 통신은 공방에 설치되는 게 아니라 이시타르의 사무소적인 역할이 복합된 장소에
1개 두고 있을 뿐이다.
거기에 야간에 연락해 직원에게 변경백과의 긴급 사태 2개를 말하며 협박해
스승을 두드려 깨우도록 지시한 것이다.
갑자기 당한 스승은 열화같이 성이나 평소의 무서운 얼굴을 두배나 3배나 화가나 반야를 넘는
형용하기 힘든 뭔가로 모습이 바뀌며 직원에게 트라우마를 만들어 버렸다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지만
스승은 세실리아의 긴급이라는 말과 귀족의 이름을 사용한 연락에 화답했다.
"피릴에 적이 진군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는 방어를 못해 피해를 볼것은 틀림없습니다.
스승은 지금부터 말하는 물건을 매일 철야를 해서라도 만들어 피릴까지 발송해 주셨으면 합니다.
……발송은 배송 길드를 사용하지 않고 가급적 입이 무거운,
절대 비밀을 발설하지 않을 믿을 수 있는 분에게 부탁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어렵다면 배송 길드에 맡겨도 상관 없지만 속을 보이진 마세요"
빠르게 지껄여대는 세실리아의 목소리에 스승도 쩔쩔매는 모습이다.
세실리아의 말은 지금까지의 따뜻하고 차분함 속에 아주 조금 장난기를 포함한,
이른바 그녀 다운 것과는 거리가 멀고 있었다.
하물며 비통한 2문자이다.
어떻게 하곤 싶어도 자신만으로는 어쩔 수 없어 의지하고 싶다는 생각에 내뱉은 말들.
스승도 심상치 않은 그녀의 목소리에 쌓여있던 잠도 희미해져 사고도 모두 선명하게 변해 간다.
"진정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줘. 그것은 우리들끼리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인가?
외부에 누설하고 싶지 않지만 하나의 공방에서 만들 수 있는 수는 고작 일텐데.
아니면, 나를 믿어보지 않겠나? 절대라고는 말할 수 없으나 일에 자부심을 가진 지인이 있으니까.
그들을 끌어들이면 만들 수 있는 수는 훨씬 늘어나겠지"
그 말에 세실리아는 즉시 대답을 하지 못했지만 이미 시간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미 결정했을 것이다.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피릴을 약속을 지키자.
그것을 이제 와서 바꾸는 것은 세실리아는 할 수 없었따.
"……부탁 드립니다. 만드는 형태는……"
스승에게 만들 무기의 형상을 되도록 자세히 전달한다.
지금까지 친분 덕분인지 스승은 세실리아가 요구하는 무기의 형상을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뭐야 이건. 뭐 됐어, 알았다. 하루에 만든 분을 그 날 밤에 보내면 되겠지?
지금부터 3일동안 철야로 만들겠네"
"네"
엉뚱한 요구라고 세실리아는 스스로도 생각한다.
하지만 음성 통신의 향후의 스승은 어이 없다는 듯 다시 웃고 이런 말을 한 것이다.
"댁의 의뢰는 매번 엉망이지만…… 괜찮겠지, 해볼께"
이시타르에서 통신을 마친 스승은 동사무소의 문을 부술 것 같은 기세로 열밤의 거리를 달리고 있었다.
장년을 지나 초로라고 해도 좋은 스승의 발은 경쾌했다.
순식간에 제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기숙사로 뛰어들어가 그 문을 닥치는 대로 발로 찼다.
가련한 문은 충격에 견디지 못하고 문이 뒤틀려 버렸다.
폭발적인 소음에 제자들이 무슨 일인가 하고 얼굴을 내밀자 그 중 한명의 목을 잡고 큰소리로 고함을 쳤다.
"너희들! 일이다! 전원 즉시 공방에 맞불을 넣어라!! 이제부터 3일은 모두 철야다, 자 서두르자구!"
너무 불합리한 스승의 말이, 제자들은 익숙한 모습으로 준비해 나간다.
하나는 스승의 무리가 언제나의 일이니까.
다른 하나는 스승이 신용에 충분한 존재니까 여기에 있는 제자들은 아무도 그도 스승을 존경한다.
요즘 색다르지 않은 그의 기술을 최근 사용하고 있는 세실리아라는 소녀의 의뢰에도 발상력에도
깊은 흥미를 갖고 있다.
다면 마다할 이유 따위, 그들에게도 어디에도 없지 않다.
스승은 그 발로 다른 공방의 구면의 지인의 집으로 향한다.
거기서 한일은 아까의 행위에서 조금만 공손하게 힘껏 두드려 준다.
안에서 화난 장년의 남자가 나와 스승의 얼굴을 본순간에 그의 얼굴에서 분노가 사그라지고
의문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스승은 사정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협력을 부추긴다.
한밤중에 와서 사과 하나 없는 일을 청탁하다 등은 몰상식해도 분수가 있다.
하지만 문 너머의 그는 스승의 의뢰를 듣자마자 맨몸으로 달려나갔다.
그가 간 곳은 그의 제자들이 사용하는 기숙사이다.
그것과는 별도로 스승은 또 다른 공방의 지인에게로 달린다.
그곳에서 일어난 일은 이미 말해질 필요 조차 없을 것이다.
왜 이런 황당한 부탁을 받는 것이냐고 물으면 꼭 그들은 이렇게 답한다.
스승의 부탁이니까 한다.
"너희들 빨리 일하라고! 그리고 귀 쫑긋 세우고 들어! 여기에서 만든 물건은 일체 누설 금지 !
혹시라도 누설 했다가는 , 전부 모아서 불을 지필 연료로 써버릴꺼야, 자자!"
어느 공방의 스승이 제자를 야단쳤다.
"하루 만에 쓰러질 정도로 계속 일한다! 하지만 쓰러져도 좋은 것은 3일 후다!"
어느 공방의 스승이 이해 불능의 명령을 외쳤다.
심야임에도 불구하고 불을 쏟기 시작한 공방을 보고 몇몇 주민들이 소음에 깨어나지만
항의는 하지 않는다.
그들이 아수라장을 벌이는 것은 그렇게 드문 일은 아니었다.
다음날 3개의 길드가 만든 무기는 대략 500.
그것은 2일에서 세실리아가 있는 곳으로 배달돼 국군의 접촉 전까지
무려 1500에 가까운 무기가 산이 되어 쌓였다.
-------
그래서 싸움은.. ?
'소설 > 끝의세계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끝의 세계에서 - 끝의 방위 (0) | 2020.02.07 |
---|---|
끝의 세계에서 - 막간 (0) | 2020.02.07 |
끝의 세계에서 - 침공 ( 2 ) (0) | 2020.02.07 |
끝의 세계에서 - 침공 ( 1 ) (0) | 2020.02.07 |
끝의 세계에서 - 대포를 쏘다 (0) | 2020.02.01 |